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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삼겹살 시장의 변화

코로나 이후의 삼겹살 시장의 변화

사람이 살다가 가장 억울할 때가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피해를 볼 때다.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 올해의 코로나 

착하게 열심히 일만하고 살았는데 이런 사회적 변수가 너무나 큰 피해로 다가 온다.

차라리 옆집에 유명한 고깃집이 들어와 경쟁이라도 하면 좋겠는데 이건 세상이 다 피해자니 누구를 붙잡고 하소연 할 수도 없다. 

우리는 지금 마케팅에서 흔히 쓰는 SWOT 분석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어떤 기회가 우리에게 오고 있는지 찾아서 준비해야 할 때다.

코로나 이후 중국의 유명 경제 학자는 보복적 소비기가 온다고 예측하고 있다. 

카이스트의 이병태 교수는 “코로나가 가져올 변화들”이라는 글에서  "더 위생적인 생활이 몸에 밸 것이다. 디지털 경제의 사회적 수용이 늘어날 것이다. 이제 핀테크, 무인 점포, 스마트 행정에 관한 요구가 폭발할 것이다. 유통은 더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을 할 것“

 "배달 중심의 온디멘드 사업은 더욱 번창하고 우리의 식문화는 크게 바뀔 것이다. 술집보다 골프장, 등산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교수의 글에서 식당 사장님들이 주위깊게 볼 것은 첫째, 더 위생적인 생활이 몸에 밸 것 . 둘째, 배달 중심의 온디멘드 사업이 더욱 번창

셋째, 우리의 식문화는 크게 바뀔 것 넷째, 술집보다 골프장, 등산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 이라는 예측이다.

사실 이교수가 지적한 이런 변화는 꼭 코로나이후에 발생하는 변화가 아니다.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서서히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는 변화다.

우선 보복적 소비란 몇 달동안 코로나로 움직이지 못하고 집안에만 있던 사람들이 코로나가 점점해지거나 종식되면 그동안 못했던 소비를 흥청망청한다는 거다. 우리나라도 해방이후 고기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2차세계대전으로 소비하기 못하고 일본에 의해서 공출당했던 소들을 마음껏 잡아 먹었던 역사적 사실을 보면 정말 보복적 소비기는 있을거다. 이 보복적 소비기에 사람들이 어디를 선택할지는 평소 식당의 브랜드 파워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판가름하게 된다.

첫째, 더 위생적인 생활이 몸에 밸 것

 이제 사람들은 더욱 가치 소비를 하게 되고 거기에 식품의 안전, 안심을 생각하니 더욱더 믿을 수 있는 식당을 찾게 된다. 

지금까지 식당의 선택 기준이 맛이나 가격이 우선적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청결 위생 그리고 식재료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식당 선택 요소가 된다. 김치도 국산김치를 써야 할지도 모른다. 이 친구 미쳤구나 하실지 모르지만 앞으로 추가되는 국산 김치는 돈을 받고 판매하는 명이나물장아찌 같은 메뉴가 될지 모른다.  수저도 수저통이 아니라 하나하나 포장을 해서 제공해야 한다.

심지어 고기 굽는 집게도 일인당 하나씩 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 확산이 반찬을 같이 먹는 식습관에서 많이 전파되었다고 하니 찌개도 1인으로 제공하거나 국자를 같이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 삼겹살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어느 농장에서 누가 무엇을 먹여서 키운 돼지인지 까지 사람들이 섬세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둘째, 배달 중심의 온디멘드 사업이 더욱 번창

코로나 기간동안 배달 음식 시장의 인기는 무서웠다. 앞으로 대면 접촉을 기피하니 집에서 배달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고 다들 생각한다. 이교수 역시 그런 일반적인 생각을 정리했을거다. 난 여기에 큰 변수가 하나 작용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변수는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될 거라는 거다. 그럼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매우 불리한 경제 상황을 맞게 된다.  사람들의 수입 불안정으로 비싼 배달 음식을 먹는 것에 부담스러워 한다. 

중식시장의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여기서 중식이란 흔히 알고 있는 중국음식시장이 아니라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 시장이다. 

난 배달 시장과 테이크 아웃 시장을 조금 세분화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달은 배달료를 지불해야 하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주문 단위가 크다.

반면 테이크 아웃은 조금 불편해도 배달료 지불을 안해도 되고 일정 금액이상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식당에서도 배달 메뉴와 테이크 아웃 메뉴가 조금 달라야 한다. 테이크 아웃은 가격에 아주 민감해야 한다. 점점 경제가 어려워 진다. 미래가 불안해지는 세대는 먹는 것에 대한 지출을 합리적으로 지불하게 된다.  우리도 사람들의 욕구에 맞는 삼겹런치 백반 세트나, 삼겹 디너 한상 세트같은 테이크 아웃 메뉴의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 우리의 식문화는 크게 바뀔 것

우리나라 식문화를 설명할 때 조금 고상하게 공간전개형이라는 표현을 쓴다. 공간 전개형이란 한마디로 한상 차려 놓고 먹는다는거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위생적인 면에서 찌개를 같이 먹거나 반찬에 여러사람 젓가락이 닿는 게 기피할거다.

반찬이 무한 리필되는 식문화 반찬 재사용을 걱정하는 식문화가 사라질거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여러 메뉴 시켜서 나누어 먹는 식문화가 지속되기 어렵다. 농담처럼 이태리에서 코로나가 크게 유행하는 건 피자를 나누어 먹기 때문이라는 가짜 뉴스도 있는 걸 보면 지금까지의 나누어 먹는 우리의 미덕이 달라질거다. 삼겹살도 지금까지와 다른 서비스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넷째, 술집보다 골프장, 등산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 

우리 식당이 술집인가? 밥집인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사실 카이스트의 교수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나 역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과거와 오늘의 현상을 분석하고 사람들의 트렌드를 관찰하고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미래를 예측해 보는 거다.

내가 카이스트 이교수의 글과 보복적 소비에 대한 걸 인용한 건 그 만한 이유가 있다.

한돈산업을 연구하고 고기 외식산업에 대한 연구를 병행해 오면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나 코로나 같은 외부 변수들로 우리 스스로 핑계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삼겹살 구이가 유행하기 시작한지 어언 40년이 지났다. 

아마도 하남돼지집의 새로운 서비스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삼겹살 트렌드는 이미 십년전에 마감하고 다른 새로운 메뉴가 저녁 외식 시장을 지배했을거다.

한돈 인증점으로 하남돼지집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한돈 산업이 세계 양돈 선진국들과 경쟁에서 당당히 시장을 사수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양돈 선진국이다.  

일본은 이미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외식 시장 전체 규모가 줄어 들고 있다. 여기에 중식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외식 시장에 부담이 된다.

우리나라는 외식 시장안에 중식 즉 배달과 테이크 아웃을 포함시키고 있지만 일본은 외식 시장과 중식시장을 분리해서 분석한다.

우리나라도 외식산업에서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은 따로 나누어서 세분화해서 변화를 관측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일본 외식시장에서 겪고 있는 변화는 전체 외식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면도 있지만 일을 할 인력의 부족도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외식시장은 인바운드 즉 관광객을 상대로 매출을 늘려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참 친절하게 한국어, 영어등 외국어로 된 메뉴판과 간판들을 만날 수 있는 건 바로 일본외식업계에서의 인바운드 고객 확보 전략 때문이다. 부족한 인력 역시 외국인 고용 확대로 커버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일본 외식업종중 가장 타격이 큰 것이 이자카야라고 한다. 일본 역시 술먹는 문화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아마 코로나 이후에 달라지는 외식 문화를 우리는 코라나이후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달라져서라고 생각할거다. 좀 어렵지만 소비 심리는 새로운 자극으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사회 인구 구조의 변화로 오는 소비 변화는 쉽게 변화시킬 수 없다. 순응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고기 식당이 7만개쯤 될거구 거기서 삼겹살 식당이 3만개 내외다,

한때 찜닭이 유행할 때 정말 수많은 찜닭 브랜드들이 생겨 났다.

다 사라져도 봉추찜닭은 건재하다.

만두 파동으로 수많은 만두가게가 문을 닫을 때 명인만두는 번창했다.

우리나라의 삼겹살 식당은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변화할 뿐이다.

일등만이 살아 남는 더러운 세상에 아직은 하남 돼지가 일등이다. 

사람들 마음의 사다리 꼭대기에 하남돼지집이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나 코로나가 내 마음속 삼겹살집을 무너트릴 수는 없다. 다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찾아 보아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세상이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돼지고기 삼겹살을 찾을 거다. 

1950년 6.25 전쟁으로 156천두의 돼지를 지금 1100만두의 농업 최대 산물로 키운 한돈산업이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건 조금더 맛있는 돼지다. 

(참고)

최근 생산비도 못 미치는 도매시장 돼지값이 코로나 기간중 급격히 인상되었다. 식당 매출은 바닥인데 도매시장의 돼지가격이 왜? 오를까? 

간단히 설명하면 하남돼지집 같은 식당은 메이저 브랜드의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동네 정육점이나 작은 마트들은 도매시장 돼지를 가공해서 판매한다. 코로나로 외식을 안하고 집에 있으면서 동네 정육점이나 마트에서 돼지고기 사다 먹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서 도매시장 가격이 올랐다.

우리나라 돼지 도매 시장의 문제는 너무 전문적인 분야라 다들 의견이 제각각인데 이번 코로나로 돼지 도매시장이 우리나라 돼지 시장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고 동네 정육점과 소형마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앞으로 돼지값의 상승 요인은 국내 사정으로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만약 중국이 코로나 이후 급격한 보복적 소비로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던지 세계 경제 흐름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으나 내 생각에는 다시 외식 소비가 살아나면 하락할거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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