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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고기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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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의 전근대성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중국의 고기하면 돼지고기이고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는 고기하면 쇠고기인데 많이 먹는 건 돼지고기다.
마음으로 좋아하는 고기와 입으로 좋아하는 고기가 다르다.
쇠고기는 비싸서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요즘은 수입 쇠고기가 많아서 그렇게 가격 저항이 없는데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고기는 돼지고기면서 심리적으로 마음으로는 쇠고기를 좋아한다. 쇠고기가 고기를 대표하고 있다. 왜? 일까?

 쇠고기는 적어도 고려말 몽골의 간섭이후 지배 계급 왕조와 양반들이 선호했던 고기 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당시 쇠고기를 왜? 좋아 했는가?
고려말 몽골 간섭기에 고려에 왔던 몽골출신들은 양고기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그런데 양은 우리 기후 조건이나 환경에서 키우기 어렵다. 고려 시대는 가축을 오직 고기를 소비하기 위해서 키우는 축산은 비용이 무진장 많이 투입되는 비효율적인 거였다. 그런 양대신에 일소로 열심히 일하는 소는 고려에서 많이 키웠는데 농사를 짓지 않는 몽골인들은 아무런 미안한 마음없이 소를 잡아 먹었다. 돼지는 몽골에서는 잘 안 키우는 가축이니 별로 관심이 없었다. 조선이 개국하고 나서 한양의 양반들은 고려말의 쇠고기 유행을 그대로 이어 쇠고기를 즐겼다. 문제는 한양의 지배계급 양반들이 쇠고기를 좋아한 건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쇠고기값이 돼지고기값보다 무진장 쌌기 때문이다. 농촌에서는 돼지는 채비동물이니 새끼를 낳으면 어미는 잡아 먹고 새끼를 다시 키웠다. 돼지고기는 맛있어서 먹는 고기다. 우리가 고기하면 쇠고기라고 이야기하는 건 유교적 전근대성이다. 양반의 후손이고 싶은 체면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고기하면 쇠고기란 건 우리의 모든 조상들이 농민이었음을 무시하는 농업, 농촌, 농민의 비하 발언이다. 돼지고기는 농촌, 농업, 농민의 고기다.
그 시대에 많이 먹는 고기가 그 시대, 그 사회를 대표하는 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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