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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이슈 1 – 대체육을 바라보는 관점

양돈이슈 1 – 대체육을 바라보는 관점

대체육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주제를 받고 망설였다. 나같은 식육마케터의 입장에서 대체육이라는 건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육식을 하는 건 본능이고 채식을 하는 건 신념이다.

앎은 신념이 되고 신념이 커지면 목숨을 걸 수 있는 믿음이 된다. 신념과 이념을 가지고 살아 본 자들은 안다. 그 수모와 고통을 이겨내면 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가끔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방송에 데뷔하던 날 가수 전영록이 “이런 가수는 인기가 없을걸”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반대로 서태지와 아이들은 무진장 유명한 가수가 되었다. 혹시 내생각이 전영록같은 올드노멀이라 대체육같은 뉴노멀한 제품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하는 반성을 하면서 대체육을 지켜 보고 있다.

2019년 미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저스트의 조쉬 테트릭 창업자가 한국을 찾았다. 저스트는 식물성 계란으로 유명해진 회사다. 한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들도 대체육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에서  2019년  11월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언리미트 만두'를 출시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 컴퍼니'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이 제품은 '언리미트'로 불리는 대체 육류 식품을 썼다. 언리미트는 현미, 귀리, 견과류로 만든 100% 식물성 고기다.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로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저스트의 시식회도 언리미트의 시식회도 지난 가을 너무 바빠서 참석을 못했다.  

뒤늦게 이번 1월 뉴욕에 가서 DOS TOROS에서 대체육을 먹어 봤다. 

IMPOSSIBLE GROUND BEEF

아마 뉴욕에서 이 대체육을 안 먹어 봤다면 난 지금 다른 주제를 찾아야했을거다.

대체육에 관해서 가장 깔끔하게 정리된 글이 서울대 문정훈 교수의 페이스북에 있어서 옮겨 본다.  

“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크게 두 종류의 매우 다른 흐름이 있다. 하나는 한국과 중국의 콩고기를 포함한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버거 등 고기와 비슷한 맛과 향, 식감을 내고자 하는 쪽. 또 다른 한 흐름은 식물성 단백질 그 자체를 고기 대신에 먹기 편하게 가공해 놓은 쪽. 

후자는 맛과 향에 있어서 굳이 고기 맛을 흉내내지 않고 원재료 식물 그 자체의 맛과 향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되, 식감과 모양 등을 고기를 대체하여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한 형태이다

 전 세계 미디어들이 최근 수년간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버거 쪽을 많이 노출시켜줘서 이 쪽이 대세인 것 같으나 미국에서만, 그 것도 몇몇 대도시 중심으로만 그러하다.  

 전자 쪽 기업들은 일반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오늘 저녁에 어떤 고기 먹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아니면 식물성 고기?'라는 식으로 미트 러버들의 고기의 선택지 중에서 하나로 인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반면에 후자는 채식을 선호하는 소비자, 저열량식 및 건강식을 선호하는 소비자, 동물복지와 지속가능성에 선호를 보이는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후자 쪽에서 전자 쪽으로 던지는 질문은 '아니, 두부를 굳이 고기 색과 고기 맛과 향이 나도록 만들어 먹어야해? 두부의 고소한 콩 맛으로 먹으면 안돼?'라는 것이다. 

전자 쪽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후자 쪽은 영국, 프랑스, 독일 쪽 등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후자 쪽은 주로 다양한 bean, pea, 견과류, 곡물 단백질, 버섯 등을 원료로 만들고 있으며, 서유럽 국가의 중간 이상의 마트에 가면 어디서든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전자는 어떻게든 자신의 제품이 수퍼마켓의 정육 코너 쪽에 진열되기를 바라고, 후자는 주로 채소 코너 쪽에 진열되어 있다. 두 흐름은 전략적 방향 자체가 서로 아예 다르다.“

새로운 식품 트렌드에 상당히 긍정적인 문교수는 글의 끝에 “나라면 장기적인 투자를 하지 않겠다.” 라고 말한다. 문교수 나와는 식품이나 산업을 보는 관점이 상당히 다른 줄 알았는데 대체육에 대해서는 같은 결론이다.

(식물성 대체육과 실험실 배양 대체육으로 또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는데 가격측면등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복잡하니 문정훈 교수의 대체육 설명만을 참고하기로 하자.) 

사람들이 음식을 선택할 때의 최우선 기준은 맛과 가격이다. 우리나라에서 설문 조사를 하면 늘 맛이 일등이지만 사실은 가격이 최우선일지 모른다. 체면들이 있어서 난 싼 것 좋아해요라고 말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비싸고 맛없는 대체육을 계속 먹겠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나올까? 지구 환경의 급변화 즉 설국열차같은 극한의 상황이 닥치거나 어떤 질병으로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맛없고 비싼 대체육을 지속적으로 먹을 사람은 없을거다. 가격이 아주 싸진다면 다시 생각해 볼 문제지만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통적인 산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푸드테크니 스타트업이니 하는 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다. 돼지를 키우는 건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고 대체육을 만드는 건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라는 멋진 논리를 뉴노멀한 생각이라고 믿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도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에게는 상당히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 식품산업에 종사한 사람들도 새로운 푸드테크에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인데 전문성도 결여된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과연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요즘 스타트업의 성과는 얼마를 투자 받고 엑시트를 어떻게 했다는거지  정말 산업과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실질적인 경제성이 있는 건 찾아 보기 힘든 것 같다.  대체육은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한때의 세계적인 유행을 추종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진짜 대체육은 맛있어야 한다. 그리고 값이 싸야 한다. 이 두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대체육 시장의 지속가능성은 없다. 

지난 1월 미국에서 먹었던 대체육은 맛없었다. 

맛있는 고기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이들의 작품이었다.

맛있는 고기란 향미, 다즙성, 연도로 평가할 수 있다. 

내가 먹어 본 대체육은 맛있는 고기의 3가지 평가 요소에서 거의 점수를 줄 수 없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대체육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콩고기보다 못한 맛이었다.

동네 짜장면에 숨어 있는 콩고기, 냉동만두속에 고기로 위장하고 있는 콩고기 심지어 동해의 어느 특급호텔 조식 뷔페 불고기속에 있었던 한국의 콩고기가 더 맛있었다.

그냥 한국의 콩고기를 들고 미국 시장에 진출해서 마케팅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거다. 

하이테크만을 푸드테크라고 생각한다. 로우테크의 푸드테크도 있다.

로우테크 하이터치가 새로운 푸드 스타트업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로우테크 하이터치의 새로운 푸드 스타드업 산업이 있다.

여러분들이 몸담고 있는 양돈산업이다. 

다비육종이라는 회사 그 자체가 우리나라의 최고의 푸드테크 회사다. 

‘아무리 사보에 쓰는 글이라고 이런 아부를’

‘내가 아부를 할 사람이면 이렇게 살지 않았다.’

지난 가을 우리나라 돼지의 역사를 다시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1970년대 중반기가 양돈업이 양돈산업이 되는 전환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역사의 선두에 윤희진 회장님 세대가 계셨다. 

양돈업을 양돈산업으로 만드신 윤희진 회장님 세대는 포드 자동차의 창업자 헨리 포드 같으신 분들이다. 생산성 중심의  검정색 T-1 자동차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싸게 만들까 하는 생각들을 하셨다. 

배고팠던 시절 값싼 육류 돼지고기의 생산은 압축성장의 에너지원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화 포드와 페라리에서 포드의 마케팅 담당 리 아이아코카가 한말 “ 이제는 페라리처럼 생각해야 할 때다.”

양돈 산업의 페라리 같은 생각은 뭘까?

생산비의 경쟁이 아니라 맛있는 돼지 고기의 가치 경쟁 시대가 페라리같은 생각이다.

다비육종은 이미 페라리를 생산하고 있다. 

YLD가 포드같은 돼지라면 YBD는 페라리같은 돼지다. 

대체육의 정의가 기존의 고기랑 다른 고기라면 분명 YBD는 새로운 대체육이다. 

아마도 코로나 19이후 보복적 소비시대가 전개되면 돼지고기는 삼겹살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등심 맛으로 평가를 받을거다. 고기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배고파서 고기를 먹던 시절이 지나고 이제 일상식으로 고기를 먹는 시대에 진짜 고기맛인 삼겹이외의 고기맛 특히 등심 맛으로 결정될거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고기맛을 가진 체계적인 양돈기업은 다비육종이 거의 유일하다.(농장말고 기업)  이미 금돼지식당, 금고기식당, 신도세기, 망원동 헤키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보이고 있다. 

아마 앞으로의 양돈시장은 행복한 돼지가 맛있는 돼지라는 새로운 개념이 정립될 거다.  

행복한 돼지가 맛있는 돼지가 되는 것은 로우테크 하이터치다.

양돈업이 양돈산업이 되었듯 양돈산업이 새로운 맛의 가치를 지향하는 한돈산업이 되는 푸드테크 선두 기업이 다비육종이다. 

이미 시장에서 YBD는 페라리다. 

이제 여러분이 페라리같이 생각할 때다.

다비육종은 기존의 고기와 다른 고기 우리시대의 미래지향적인 대체육을 생산하고 있다. 

이게 내가 대체육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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