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브랜드가 되는 외식업 생존의 법칙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되었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발령을 정부는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다. 코로나로 근 일년을 버티면서 년말 특수만 기대했는데 년말 특수는 이미 사라졌다. 요즘 매출이 코로나 이전의 수준을 유지하는 식당은 기적같은 업체다. 거의 없는 것 같다. 내가 제일 잘나간다고 연일 SNS에서 큰 소리치던 식당 사장님들이 보이질 않는다. 10%에서 90%까지 매출이 하락해서 이제는 식당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임대료등 돈을 까먹고 있다.
다들 배달에 달려 들지만 이걸 왜 하나 쉽다.
청와대에 청원을 해 보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안을 못 만들고 있다. 프랑스는 문닫는 식당에 보상금도 주고 직원들 월급도 정부에서 지급한다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다. (사실이라고 하더라)
브랜드는 위기에 강하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앞에서는 이것도 맞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가 지난 근현대 자본주의를 수용하고 진리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시대다.
"또 다른 세상과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이런 광고 카피처럼 “코로나라는 또다른 세상을 만날 때 잠시 멈추어도 좋습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지금 중요한 건은 변화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라고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 서울대 김난도 교수님은 강조하시는데 왜? 잠시 멈추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갈거다.
지금 이 글을 대기업 사장단이나 정부 기관과 단체 대표들이 읽는다면 나도 김난도 교수처럼 “변화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망설이지 맙시다.” 라고 이야기할 거다.
신나게 달려 가다가 이게 아니면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김난도 교수의 가르침이 먹힌다. 나도 대기업나 정부라면 달려 볼거다.
식당 사장님들중 그런 재력과 인력 그리고 시간이 있는 분들은 김난도 교수의 가르침대로 지금 속도를 내고 달려도 된다.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가다가 아니면 다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대기업과 자영업자가 다른 건 대기업은 수많은 신사업에 도전하고 망가져도 다시 일어설 힘이 있다. 삼성도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다. 철수한 사례를 우리는 보았다. 아마 그게 삼성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중견기업이었다면 그 한번의 실패로 회사가 망했을거다.
식당도 성공해서 여력이 있는 중견 업체들은 몇 개의 새로운 브랜드에 도전해서 한두개 망하도 하나만 대박나면 돈을 번다. 계속 새로운 컨셉의 식당이 망하면 회사 자체가 위험해 질 수 있다. 1990년대 우리나라 외식업의 신화를 쓰신 분도 몇 개 새로운 브랜드 오픈하시고 망해서 지금 월세 사시는다고 한다.
영세 식당은 겨우 있는 돈 없는 돈을 투자해서 식당 하나 열었는데 그게 코로나로 잘 안되니 어디 잘되는 것 있다고 소문 들으면 그 업종으로 전환하고 싶어 다시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서 식당을 새로 개업해도 잘 되라는 보장이 없다.
배달이 잘 된다고 다들 배달 메뉴를 개발하고 달려 들지만 아마 그 역시 경쟁이 심해지고 손익 구조가 안 좋아서 아니 사람들이 배달 음식도 외면하는 시기가 곧 올지도 모른다.
말이 쉬워서지 잠시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식당 사장이라고 하지만 하루 벌어서 하루 먹는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 식당을 멈추면 당장 생계도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도 많은 걸 안다.
그러나 지금 코로나 백신이 나와서 안전한 세상이 다시 온다고 해도 코로나 이전의 경기 회복은 어렵다. 특히 외식업은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거다.
잘 되는 식당은 더욱더 잘 되고 안 되는 식당은 절대로 회복할 수 없는 코로나시대의 거리두기 상황과 달라진 것이 없는 공황을 만날 수도 있다.
식당은 끼니를 해결하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어 주는 업이다. 이 식당업의 본질이 코로나로 무너져 내리면서 식당업의 본질에 충실했던 식당들은 더욱더 사람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져서 사람들의 방문이 늘어 난다. 나머지 우리나라에 수많은 식당들은 편의점 도시락이나 밀키트와의 치열한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무서운 건 우리나라의 편의점 도시락이나 밀키트들이 상당히 재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이거나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이라 그들 업체는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되지만 식당들은 그런 여건이 안된다.
그럼 가만히 앉아서 죽으라는 말인가?
그럼 내가 칼럼을 쓸 이유가 없다. 난 외식업 생존의 법칙이라는 책을 쓰면서 많은 고민을 해 봤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체 특히 외식업의 위기는 단순히 코로나가 생겨서 만난 위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외식 산업의 구조가 잘못되어서 생긴 문제다. 즉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대란은 단순히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자본주의가 압축성장을 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산업을 집중시켜서 생겨난 자본주의 현대사의 문제가 지금 문제시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이런 압축성장의 잘못된 결과물들이다. 외식산업의 과잉경쟁구조도 다 이런 자본주의 압축성장의 결과물이다. IMF 등으로 너무 많은 자영업자들이 양산되었고 그들이 선택한 업종이 유독 외식업이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식당하면 밥을 먹고 산다고 다들 이야기했었다. 2020년에도 다들 식당하면 밥은 먹고 살거다. 라고 생각하고 식당을 하는지 몰라도 어쩜 식당을 해서 밥을 먹고 살고 돈을 번다는 건 지금의 30대가 자기힘으로 강남 아파트 사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외식산업의 양극화는 더욱더 극심해진다.
브랜드 충성도가 있는 식당과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지 못한 식당은 같은 삼겹살집이라도 극명한 매출 차이를 보이게 된다. 외식산업이 다 어려운 것이 아니고 코로나 종식후 보복적 소비로 모든 식당이 호황이 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같은 펜데믹을 경험한 사람들은 더욱더 자기 삶의 소중함을 알기에 펜데믹 경험 이전과 아주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된다.
평소 일상식으로는 편의점 삼각 김밥을 주로 먹던 사람들이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는 최고로 비싼 식당을 찾아 가는 플렉스한 외식 생활을 즐기게 된다.
앞으로 내 식당이 일상식을 판매하는 식당이라면 편의점 도시락과 경쟁을 해야 한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사람들이 찾는 식당이 된다면 이제 우리는 식당 사장이나 종업원이 아니라 그들의 추억속에 남는 한편의 연극이나 뮤지컬에 명배우가 되어야 한다.
편의점과 경쟁하는 식당은 마케팅을 잘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맛과 원가 절감 및 경영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여러분의 식당이 어느 카테고리의 식당이 되든 지금과 전혀 다른 식당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거기에 다시 브랜드를 입혀야 하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지금은 잠시 멈추고 미래의 세상을 준비해야 할 때다. 작은 식당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202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