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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소비 패러다임 변화

요 몇일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거기에 수입육 업계 사람들을 다 만났다.

코로나 이후 육류 시장에 대해서 다들 각자의 생각들이 있었다. 

내가 느끼는 위기 의식보다는 다들 여유가 있어 보여서 좋았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시장 변화는 우리가 지낸 50년간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새로운 변화라 잘 대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처음 인구 감소세로 진입했다.

뉴스에 잠깐 나왔지만 이점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

특히 이미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나라들과 우리나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이나 독일 같은 나라는 오랜 선진국이라 노인 연금제도같은 것이 잘 발달해 있는 나라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으로 잘 사는 나라처럼 보이지만 과도한 집값 문제나 과열된 자녀 교육의 투자로 노후를 준비한 노년층이 별로 없다는 것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등으로 자영업자들이 무너져 내리면 이들 자영업자들중 상당수는 지난 1997년 IMF 때 실직으로하고 자영업자가 된 베이비붐 세대로 지난 20년간 겨우겨우 벌어서 자녀 교육 시키고 이제 한 10년더 버티고 은퇴해야 하는데 그 길이 막혀 벌렸으니 이들의 노년 빈곤층화는 사회적 큰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인구가 고령화가 되고 인구가 줄고 소득이 줄어들면 육류 소비는 당연히 줄어 들 수 있다.

이제 해마다 늘어나던 육류 시장의 파이는 더 이상 커지지 않을 수 있다.

더욱더 치밀한 식육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어쩜 난 좀 이른 식육 마케터 였고 이제 정말 식육 마케터들의 활약이 식육 회사들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소비가 2:1;1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이 통계 조사된 이후 거의 같은 모습을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돼지고기가 조금 비율이 주는 추세이고 소고기보다 닭고기 소비가 최근 몇년 사이 늘었다.

미국은 소고기를 많이 먹을 것 같지만 닭고기 소비가 가장 많다.

최근 일본도 닭고기 소비가 돼지고기 소비를 앞질렸다.

세계적으로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통적인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왜? 일까?

난 돼지고기 산업이 잘 성장해서가 아니라 닭고기 산업이 과점적 성격이 워낙 강해서 소비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닭고기의 자급율이 90%수준이니 소비 시장의 확장에 대해서 육계 산업내에서는 관심이 없다는 거다. 난 다르게 해석한다. 닭고기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다면 자급율은 낮아 질거다. 

우리나라 닭고기는 치킨 시장이 크다. 

치킨 그밖의 닭고기 시장이 커지지 않고 있다. 

치킨은 야식이지 주식으로 매일매일 먹는 요리가 아니다.

치킨은 배달 음식이니 외식으로 분류해야 한다.

닭 한마리는 3천원 내외하지만 우리가 사 먹느 치킨은 만원이 넘어간다.

이제 치킨이 비싸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건 

닭고기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사료 효율도 좋고 생산성이 좋아서 

가격이 싸기 때문에 여러가지 식품으로 개발되고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메뉴화가 급격히 진행된 이유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원가는 상대적으로 싼편이다. 

아마 60,70년대는 돼지고기는 소고기의 대체재였기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물론 닭고기도 소고기의 대체재일 수 있지만 REDMEAT와 WHITE MEAT 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적육이고 닭고기는 백색육이다. 

80,90년대에 들어와서 로스구이의 인기로 외식시장에서 돼지고기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닭고기 역시 치킨시장을 형성했지만 워낙 삼겹살의 소주 한잔을 치맥이 이길 수 없는 시장이었다. 

이후 IMF를 겪고 대형 마트들이 생기고 브랜드 돼지고기가 등장하면서 돼지고기의 가정 소비는 다양화 되었는데 이상하게 닭고기의 가정 소비는 요리가 다양화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하림등 대형 계열화 업체들에 의해서 과점화된 시장에서 치킨이외의 새로운 외식 형태를 만들지 못한 것이 닭고기 소비 증가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HMR 시장이 확대되면서 닭고기를 이용한 HMR 제품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들 닭고기 HMR 제품은 가정내에서 닭고기 요리의 번거러움을 해결해 주었다.  아마 HMR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HMR 원료육으로의 닭고기는 다른 육류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런 닭고기 HMR 시장의 성장은 돼지고기 뒷다리의 소비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돼지고기 뒷다리도 HMR 원료육으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 경쟁이 되겠지만 지금까지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여유롭게 선두를 리더하던 돼지고기 소비가 HMR 시장의 확장과 외식업의 대형 프랜차이즈화등으로 닭고기가 맹렬하게 추격해 올 수도 있다. 

닭고기가 돼지고기 보다 기름끼가 적고 건강한 고기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건강지향적 성격이 강해지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문제는 닭고기 HMR 시장을 국내 대형 계열화 업체가 주도할 건지

이미 상당히 발전되어온 미국등 외국의 HMR 상품이 국내에 수입되어 시장을 만들어 갈 건지 모른다. 난 태국의 CP 나 베트남등 닭고기를 주식으로 밥과 같이 먹는 일상식화가 된 나라들에서 우리나라 시장을 공략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배달의 민족이 외국 기업이 된 이상 우리나라 배달업의 상당한 빅데이타들을 해외에서 얼마든 분석 이용할 수 있다면 한국의 치킨 시장과 비어 있는 닭고기외식 산업이나 HMR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지도 모른다.  

삼겹살 구이가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후반부터 유행할 수 있었던 건 압축성장의 산업화 과정에서 빨리빨리 문화에 최적화된 한국형 패스트푸드였기 때문이고 새로운 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더 간편한 것을 원하고 개인주의로 회식이 줄어들어가는 사회에서 닭고기의 새로운 외식 시장은 전망이 크다.

아마 맘스터치가 가장 좋은 예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돼지고기 

코로나로 가정 식사가 많아지니 국내산 한돈의 소비가 늘었다.

이미 2019년 돼지고기 소비 패턴 조사에서 주부들은 그래도 가정에서는 한돈이지 했는데 그 조사결과가 현실로 확실히 반영되었다.

문제는 코로나로 삼겹살 외식 시장이 절멸되고 있다는 거다.

코로나 이후에도 원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아마 다른 어려운 식당 사정이지만 가장 어려운 식당이 한돈 삼겹살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손님도 없는데 삼겹살 가격까지 비싸지니 더욱 식당 경영이 어려워진다. 앞으로 코로나가 길어지고 아니 코로나가 끝나도 직장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서 예전같은 삼겹살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할 거다.

뒷다리가 코로나 급식 소비의 감소로 남아 돈다고 걱정들을 했다.

아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돼지가격은 가장 비싼 나라중 하나인데 뒷다리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싼 나라중 하나일거다.

한돈산업입장에서는 2020년 뒷다리 가격 하락분 만큼 삼겹살 가격이 올라서 돈가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육가공회사도 버티고 있다.

문제는 가정소비가 줄어 들때다. 가정소비가 줄어 들면 외식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앞에서 설명했듯 전멸된 한돈 삼겹살 외식시장에 소비의 바람이 불지 모르겠다. 

아마 2021년은 수입 돼지고기가 줄어서 시장을 유지하겠지만 앞으로 2,3년내로 한돈 산업에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닭고기 업계가 치킨에만 집중해서 새로운 소비 시장을 못 만들어서 돼지고기의 독주가 계속될 수 있었지 아마 HMR 시장에서 닭고기가 정신을 차리면 감당할 수 없을거다.

돼지고기는 햄, 소시지 시장의 이미지 제고와 시장 확대를 노려야 하는데 이게 만만한 숙제가 아니다. 이미 출생율이 줄고 MZ 세대의 소비 지출 능력이 크지 않아서 햄, 소시지 시장의 확대는 가능하겠지만 햄, 소시지 시장이 남아도는 뒷다리를 다 해결해 주지 못할거다.

돼지고기는 수입 소고기의 맹추격을 당할 수 있다. 

우리민족은 소고기에 환장한 민족인데 

소고기 연구를 해 보니 

이건 아직은 나만의 주장이지만 

우리 민족이 세게에서 가장 소고기 탐식의 역사가 긴 민족이다.

우리가 지금 한우라고 부르는 토종 소는 유전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소고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광적인 소비로 개량도 빠르게 이루어져서 이제는 세계 최고의 소고기로 자랑할 때가 되었다.

하여간 고기하면 소고기라는 우리가 가격이나 공급량 때문에 한우고기를 많이 못 먹었지만 밀려오는 값싼 수입 소고기의 총 공세속에서도 돼지고기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건 산업화이후  우리의 육식 문화가 로스구이를 좋아해서다. 로스구이 그냥 생고기를 구워서 소금, 후추만으로 찍어 먹는 요리에서는 최고의 맛은 한우 등심등 한우고 다음이 한돈 삼겹살이다. 미안하게도 수입쇠고기는 로스구이로 먹을 때 맛이 한돈 삼겹살을 이기지 못했다. 

그런데 회식이 줄어 들고 불고기, 야끼니쿠 같은 양념육 소비가 증가하면 수입 소고기의 소비는 한돈 돼지고기와 경쟁을 할 수 있다.

물론 수입 소고기는 같은 소고기인 한우랑 경쟁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한우의 포지셔닝을 조금 더 올려서 수입 소고기와 완전 다른 카테고리 전략을 쓰면 한우는 한우 고기로 인식되고 소비될 수 있다.

물론 한우의 일정 부위는 미국산 프라임급 등심류와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 

한돈은 닭고기의 공격도 받을 것이고 수입 쇠고기와도 경쟁을 해야 한다.

또 차별화된 수입 돼지고기들과의 경쟁은 거의 전쟁 수준이 될거다.

몇년전 이베리코 돼지고기에 충격을 받았지만 다행인건 이베리코돼지의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는거다. 

그런데 이미 일본의 돼지고기 테이블 미트 시장을 공략한 캐나다나 미국의 고급돼지고기들 유럽의 동물 복지 돼지고기와 듀룩등 차별화된 품종의 돼지고기들이 돼지고기 시장에 등장하고 조금만 마케팅을 잘 하면 지난 40년간 같은 돼지고기만 먹고 있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신선한 충격이 될 수 도 있다. 

한우 

한우는 쇠고기가 아니다. 한우 고기다.

확실한 포지셔닝 전략만 수립하면 300만두의 한우 시장은 잘 유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인당 일년에 먹는 한우의 량은 약 4.1KG 정도 된다.   

육류 소비의 10%가 안된다.

특히 2뿔 등심은 아마 전체 한우 소비량의 1/5 정도일거다.

이런 한우는 부유한 우리나라 3% 고소득자만 잡아도 살아 남을 수 있다.

코로나 종식후 한류의 영향으로 인바운드 시장도 수출이라고 생각하고 외국 관광객들을 공략해도 한우는 얼마든지 생존이 가능하다.

문제는 한우 산업 종사자들의 고령화등 한우 산업 자체의 연속성이 문제가 된다.  한우 대학등을 설립해서 한우 교육을 하고 한우 생산 플랫폼을 만들어서 5만 농가 300만두의 한우 자원을 보존해야 한다. 

한우의 근현대사

한우가 한반도에서 한우가 되기 까지의 역사에 대해서 

유전학적이든 세계사를 다 추적하든 

일본이 식민지배를 위해 조사했던 방대한 조선우의 자료들을 연구하고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소고기를 탐식해온 민족이라는 것 

한우의 유전학적 특징이 역우와 육우의 야누스적 양면성을 가진 세계최고의 소라는 것 

거기에 지난 600년동안 고도로 발전한 한우 요리 문화등을 부활해야 한다.

한우는 일단 1인당 소비량 조사에서 지금 소고기안에 포함되어 있는데 한우 만의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한우를 고작 4KG 정도밖에 못 먹고 있다. 한우고기를 먹는 건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내삶에 대한 감사라는 인식, 고맙고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에 대접이라는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 한우의 역사를 연구하면 지난 600년동안 가장 한우 소비가 많았던 지역이 한양, 경성, 서울일거다. 

한우의 최대 소비지인 서울의 향토 음식으로 한우를 지정하고 명동의 죽어가는 상권의 부활시점에서 명동과 마장동을 이어가는 한우 특구를 조성해서 관광객 유치와 서울 강북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혹시 4월 서울시장 후보중 서울 한우 특화 사업 공약하시는 분 없을까?

한우산업의 종사자들은 한우사육 두수가 많아지면 늘 겪었던 가격 하락을 염려하지만 한우는 과잉 생산에 대한 고민보다 소비 촉진을 어떻게 해야 할지로 고민해야 할 때다,

코로나 이후 침체된 외식업의 부활을 위해서 한우는 인바운드 외식 시장 확장에 큰 도움이 될거다.

지금부터 한 이년정도 준비해서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한우고기를 먹는 것도 한우 수출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한우 소비를 확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류에 편승해서 한우 한류를 만들어 보자.

소고기 탐식의 역사 

아마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를 개발 사용했던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고기 맛에 빠진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일두백미, 120가지 부위로 세계에서 한우 부위를 가장 세분화할 수 있었던 것은 한우를 탐식한 오랜 역사의 결과다. 

2020년 2021년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코로나랑 연계해서 해석하고 생각하고 있다. 육류 소비는 코로나로 일시적인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지난 50년과 달라지는 사회구성원의 인식과 산업 형태의 변화등으로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 한 시장이 전개되고 있다. 

한돈의 새로운 패러다임 생존 전략은 다음번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지난 50년 아니 1990년대 이후 지속되어 온 우리나라 육류 소비 패러다임이 변화고 있다는 것만 알자.

내가 생각하고 있는 미래의 육류 시장이 정답일 수 없다.

아니 나의 에측때문에 위기를 인식하고 노력해서 전혀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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