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이후 한우 산업의 마케팅 전략에 관한 제언
김태경 Ph.D 건국대학교 식품유통경제학과 겸임교수/ 미트컬처비즈랩
1993년 육류 등급제도가 도입되고 마블링 중심의 고품질 한우 정책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축산정책 아니 농업정책중 가장 성공한 정책이다.
1990년대 150만두 내외였던 한우 사육 두수가 시장 개방이 되어 수입 쇠고기가 쏟아져 수입되는데도 오히려 300만두로 사육 규모가 늘어났다.
이는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로 전 세계의 어느 국가도 자국 토종 축종을 300만두로 보존하면서 산업화한 나라는 없다.
일두백미(一頭百味)의 소고기 맛을 즐겼던 우리민족의 한우 사랑이 이런 한우 산업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경제의 저성장등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구조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1인당 쇠고기 소비량, 인구 증가로 거의 매년 늘어나던 쇠고기의 전체 소비량이 정체현상을 보이거나 감소할 수 있다는 위협이 다가 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코로나 19이후의 경기 공황이라는, IMF보다 더 무서운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코로나 19 이후의 새로운 세상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뉴노멀 시대라고 한다.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질서가 아니 새로운 상식이 통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코로나 19 이후의 식생활의 뉴노멀
그렇다면 뉴노멀 시대의 식생활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먼저 진단해 보아야 한다.
첫째, 코로나 19 확산으로 외식을 줄이고 가정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사람들의 행동이 ‘활동적인 생활 방식(on the go lifestyle)’에서 ‘가정에서 안전한 소비(safe in-home consumption)’트렌드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공유형 상차림, 공간 전개형 상차림에 대한 거부감 증가다.
전통적인 한우 등심구이, 삼겹살 구이집 상차림이 공유형 상차림, 공간전개형 상차림이다. 테이블 한가운데에 불판이 놓여 있어 반찬이나 찌개 등을 1인 상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셋째, 엥겔지수의 상승이 예상된다.
경기불황에 의한 소득 감소로 엥겔지수가 높아진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2017년도 엥겔지수가 27.4로 미국12.9 등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다. 특히 외식업을 제외한 엥겔지수는 14.1이고 외식을 포함한 엥겔지수가 27.4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식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넷째, 경제적으로 양극화를 더 심화된다.
소득의 양극화 심화로 부유한 상류층들이 지금보다 더 고급 한우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다섯째, 회식을 기피하는 사회 현상이 강해진다.
축제식, 접대식으로의 한우 소비 감소가 예상된다. 등심, 채끝, 안심, 갈비살 등 구이용의 소비가 감소한다.
여섯째,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식품의 안전, 안심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이 높아졌다. 100세 이상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더 체험하게 되어서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더 커졌다.
일곱째,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안전, 안심할 수 있는 국내산 먹거리에 대한 관심 높아진다. 중국과 미국의 코로나 19 대응을 보면서 중국과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에 따라 중국산 미국산 먹거리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K 방역(한국 코로나 19 방역)의 성공을 보면서 우리 먹거리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한우 소비의 패턴
코로나 19 발생 이전 우리나라의 육식 소비패턴은 해방 이후 과잉 미국화의 영향으로 미국식 육식 생활인 로스(생고기)구이 중심이었다. 로스구이, 즉 생고기를 구워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해서 먹는 건 미국 스테이크의 한국형이다.
해방 이후 미군이 한반도에 진주하면서 당시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들을 초대해 파티를 하면서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를 접대하는 것에서 유래됐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우리 한우는 역우로 질겼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는 육우로 키워져 마블링이 우리 쇠고기보다 좋았다.
소고기 스테이크라는 새로운 음식 문화에 사람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사람들이 집에서 스테이크를 만들어 보려고 국내산 소고기를 3cm 두께로 잘라서 구워 보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질겨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엷게 썰어서 구워 먹는 로스구이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미국식 스테이크를 변형해서 즐겼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요리시간이 오래 걸리는 스테이크보다 테이블에서 바로 구워 먹는 로스구이가 한국인의 성격과도 맞아 떨어져 인기가 있었다.
로스구이 문화가 등장하며 불고기는 인기가 점점 시들해졌다.
로스구이 문화의 인기에도 갈비탕, 곰탕, 설렁탕, 우족탕 등 다양한 탕 류들은 식사 메뉴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불고기나 한우 곰탕 등은 할머니 음식 같은 올드(Old)한 이미지의 음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소고기 고유 음식메뉴인 맥적, 설하멱, 너비아니라는 우리의 전통 고기 요리인 불고기는 고기식당이 너무나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면서 식당들의 원가 절감으로 질 낮은 고기를 사용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이미지가 나빠졌다. 거기에 불고기가 일본 야끼니쿠(燒肉)의 번안어라고 논쟁이 일어나면서 이미지가 더 실추 되었다.
한우의 고등급화는 한우 갈비의 지방 과다로 가격과 품질면에서 한우 갈비탕의 외면을 가져왔다.
명절의 제수 음식으로 이용되었던 한우 저지방 부위도 생활이 현대화되면서 명절에 가족이 집에 모여도 제수 음식보다 그냥 쇠고기 구이를 구워 먹는 가정이 늘어나 명절에도 구이용 한우 부위의 인기가 높아졌다.
코로나 19 이후의 한우 소비의 뉴노멀
지금까지 코로나 19 이후 소고기 소비 형태에 대한 변화 진단과 함께 그동안의 소고기 소비형태에 대해 분석을 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19 이후 소고기 소비 방향에 대해 진단해 보아야 한다.
코로나 19 이후 세계가 경탄한 K 방역의 성공으로 우리 국민은 자긍심이 높아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전 국민 마스크 착용, 생필품 사재기 없는 성숙한 시민의식, 선진국보다 뛰어난 의료보험제도, 뛰어난 의료기술, 드라이브 인 스루 방식의 신속한 진단 체계, 민간기업의 신속한 진단시약 개발 등 전 세계가 K-방역에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 자긍심 상승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 코로나 19 이후 K-방역으로 고취된 국민 자긍심 향상을 미국식 로스구이 문화에서 탈피하고 한국 전통방식인 불고기 문화로 승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하고 이미 기반은 마련되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의 소득 감소함에 따라 등심, 안심, 채끝, 생갈비 등 구이 중심의 소비 감소가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속칭 김영란 법 등으로 인한 사회적 접대 문화가 위축되어 접대의 대표적 메뉴였던 한우 구이의 접대 문화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반면 부모님 대접 등 가족 중심의 회식이 증가하면서 로컬 푸드의 대명사인 한우의 새로운 소비가 창출될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경제적 부담이 적은 메뉴를 선호하하는 소비풍토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불고기 등 저지방육으로 만든 소고기 메뉴의 인기가 높아지게 된다.
코로나 19 이후 한우산업 마케팅 제안
한우 불고기 르네상스 운동(캠페인)을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 19 이후 그간 우리사회의 과잉 미국 의존도에서 탈 미국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19 이후 경기불황으로 현재 3만 원~ 7만 원 선인 한우구이 외식 메뉴 소비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2~3만 원대의 한우 불고기 메뉴개발로 대체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근검절약으로 외식 감소, 축제식(술과 함께 먹는 고기) 소비 감소, 일상식(고기반찬) 확대 등의 육류 소비패턴의 변화가 뚜렷해진다. 사회적 접대에서 노부모와의 가족 대접 회식 증가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육류 시장 규모의 감소 추세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마블링중심의 육류 소비패턴이 저지방육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된다.
이웃 일본의 경우 2000년 이후 경기 불황과 고령화로 소고기 소비가 감소한 사례를 통해서도 이런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최적화된 음식이 바로 불고기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너무 다양한 불고기 메뉴 확대로 불고기의 가치와 이미지 저하했다.
복합 유기 생산체인 한우의 전 부위 균형 소비를 위해서도 불고기 메뉴의 르네상스 필요하
다.
따라서 서울 및 각도의 지역적인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특화 불고기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경북 풍기나 충남 금산의 인삼 한우 불고기, 홍천 더덕 한우 불고기, 완도 전복 한우 불고기, 장수 사과한우 불고기 등이다.
지금은 경남 언양 지역에 있는 불고기 특구를 서울 및 각도로 확대해야 한다.
불고기 등 한우를 서울의 향토 음식으로 지정한다.
소고기는 조선시대 양반이 소비하는 고기였다. 한양에 24개의 현방에서 매일 소를 잡았다. 소를 키우는 건 지방 농촌이지만 전통적으로 소고기의 주 소비처는 한양 (서울)이었다.
강원도, 평안도 등지에서 키운 소들이 한양의 현방으로 팔려 왔다. 이는 근대에 마장동 도축장 시절에도 지방의 소들이 서울로 올라와서 도축되고 유통되었다. 이를 근거로 서울시와 공동으로 전통 한우 음식들을 서울의 향토 음식으로 지정하고 인바운드 관광(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고기 소비), 문화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우 불고기는 조선시대 양반이 먹던 음식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인바운드 관광과 국내 소비자를 위하여 서울의 명동, 인사동, 마장동 등지에 강북 한우 특구 지정해야 한다.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에 불고기 브랜드 샵인 불고기 하우스 운영을 통해 인 바운드 한우 수출(외국인을 통한 한우고기 소비)을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불고기, 효종갱, 갈비탕, 곰탕, 설렁탕, 육회비빔밥 등의 메뉴가 서울시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불고기의 역사 정리- “(가칭)불고기 역사” 출판을 전개해야 한다.
불고기의 이미지 개선, 불고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불고기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위한 불고기 역사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일본은 다양한 불고기 인문학 서적 있다.
물론 국내에도 다양한 소고기 요리책들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소고기 요리 방법에 대한 현대적 요리서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칭)불고기 역사”는 고문헌 분석 등을 통해 우리 한우를 활용한 불고기의 역사를 조명하고, 이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중장기 한우 산업 발전을 위해서 한우 문화 마케팅 연구소 설립이 필요하다.
고농서 및 고조리서를 통한 한우의 역사와 한우 식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
옛 메뉴 복원은 물론 이를 통해 한우고기 요리의 새로운 해석을 통한 신메뉴 개발 등 일두백미(一頭百味)인 한우 메뉴의 다양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한우 문화 마케팅 연구소를 통해 한우 산업의 중장기 마케팅 전략 수립은 물론 코로나 19 이후 달라지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한우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불고기 르네상스 운동 (캠페인)의 기대효과
코로나 19 이후 다가오는 뉴 노멀 시대에 대해 대비할 수 있다.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육류 소비의 감소 예상된다. 코로나 19 이후 경제공황으로 소득 감소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개인화 성향이 강해지고 젊은층의 음주 자제 풍토 등으로 한우 구이육 회식 소비가 감소한다.
불고기 소비 확대는 저지방육의 소비를 늘려서 저지방육의 판매가 상승을 가져 온다. 그렇게 되면 한우 한 마리 다른 부위 가격인 구이용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복합 유기 생산체의 균형 소비를 이룩할 수 있다. 한우 한 마리의 균형 있는 소비는 한우 한 마리의 부가가치를 높여 준다.
인 바운드 수출 추진으로 한우 산업의 국내외 위상 제고하자.
한우 고기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쇠고기다. 불고기는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세계인이 다 좋아 하는 맛있는 음식이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을 세계적인 도시 서울에서 문화 전략 상품으로 육성 보급하면 일본의 스시 이상으로 빠른 시간에 불고기의 세계화가 가능하다.
낯선 나라에 수출해서 한우고기의 특성도 모르는 세프들이 요리하는 것보다 한우를 가장 잘 아는 우리 세프들에 의해 우리 양념으로 만들어진 한우 불고기는 최고의 인바운드 관광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은 자국의 토종 축종을 산업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다.
물론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 등 토종 축산물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있다. 그러나 규모 면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코로나 19 이후 K방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이미지가 좋은 선도국가가 된 우리나라에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근접국가에서 많은 관관객이 한국을 찾게 된다. 이들이 바로 인바운드 관광객이다. .
그 인바운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우 불고기에 대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이것이 바로 우리 한우 산업의 인바운드 수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