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숙성에 대해서

돼지고기 숙성에 대해서

숙성은 차가운 불로 하는 요리다.

숙성은 요리의 시작이다.

숙성이란 무엇일까?

오늘날, 숙성은 고기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고기의 맛이란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 아니라 감칠맛과 지방맛이다.

맛있는 고기란 첫째, 풍미가 좋아야 한다. 풍미란 혀에서 느끼는 맛, 코에서 느끼는 냄새, 입안에서 느껴지는 미각과 후각의 조화, 고기를 입에서 씹고 삼키는 중에 코 뒤쪽에서 코로 올라가는 냄새다. 둘째, 다즙성이다. 고기 조직중 보존되어 있는 여러 가지 성분들이 수분, 지방과 함께 유출되면서 입안의 즙액이 많아지고 침의 분비를 촉진해 준다. 셋째, 연도다. 고기를 씹을 때 느끼는 연도의 정도다. 따라서 사람들은 고기맛이 좋다 나쁘다를 고기의 풍미, 다즙성, 연도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한다. 숙성이란 도축이후 일정온도와 시간 pH조건하에 근절의 소편화 및 근섬유 단백질의 자기 소화등으로 인해 연도,다즙성(보수력), 풍미 이 세가지, 고기맛의 가치를 높여주는 물리적, 화학적 작용이다.

숙성육은 자가소화분해 효소의 작용, 발효 작용이 일어나고 드라이에이징의 경우는 건조에 의한 탈수작용으로 맛의 응축도 일어난다.

요즘은 드라이에이징의 경우 발효 숙성이라는 말도 많이 유행하는데 외부 미생물이 관여하여 숙성을 촉진하면 발효 숙성이라고 한다. 일반 숙성은 자가 소화 분해 효소만 작용하는 걸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외부 미생물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접종할 수도 있지만 숙성기간이 길어지면 숙성고내에서 미생물이 증식되기도 한다.

돼지고기 숙성

통념적으로 돼지는 안에서 썩기 시작하고 쇠고기는 겉에서 썩기 시작해서 쇠고기만 드라이에이징이 되고 돼지고기는 드라이에이징을 할 수 없다고 최근까지 알고 있었다. 이는 과거 온도체 지육을 유통하던 시절에 냉장 시설의 미비로 돼지고기가 빨리 상해서 였다. 또한 돼지고기는 불포화지산이 많다. 반대로 쇠고기는 포화지방산이 많다. 쇠고기의 포화지방산이 산화되면 견과류 향이나 치즈향이 나는 분자들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드라이에이징 쇠고기는 새로운 상품가치를 만들어 내지만 돼지고기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은 산화되면 쩐내가 나서 상품성을 잃게 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돼지고기를 드라이에이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냉장시스템이 발달하여 불포화지방산의 산패를 억제 하면서 돼지고기의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드라이에이징이 가능해졌다. 돼지고기 드라이에이징의 특징은 응축된 고기맛도 있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이취가 숙성과정에서 사라져서 고기 향과 맛이 좋아진다.

고기의 맛을 추구하는 현대에서는 드라이에이징이 고기의 맛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과거 유럽에서 드라이에이징은 고기의 보존성을 높이는 기술이었다. 쇠고기는 포화지방산이 많아 고기내의 자유수만 말리면 냉장 시설이 없던 그 시절에도 겨울철 상온에서 고기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었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돼지고기는 드라이에이징으로 보존성을 높일 수 없었다. 그래서 겨울철이 되면 우리가 김장을 하듯 참나무숲에서 도토리를 먹인 돼지들을 잡아서 햄, 소시지를 만들어서 겨울내 저장식으로 먹었다. 특히 독일이 감자가 보급되지 전까지 돼지를 먹일 사료가 없어서 겨울철이 다가오면 햄, 소시지를 많이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돼지고기 숙성육이 유행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유독 돼지고기 숙성이 유행하는 이유는 첫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돼지고기 소비의 70%이상을 햄 소시지 가공육으로 먹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생육 소비가 많아서다. 둘째는 한돈의 품질이 2010년 겨울 구제역으로 예전만 못해서다. 셋째는 돼지고기 구이 외식 시장의 경쟁이 심해서다. 2010년대 하남돼지집의 그릴링 서비스 방식이 도입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삼겹살 구이 식당의 유행이 지속되지 못 했다. 하남돼지집은 그릴링 서비스 방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다른 삼겹살 구이 식당들 나름의 차별화 방안으로 찾은 것이 숙성이다. 2010년이후 더 맛있게 더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숙성돼지고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모든 한돈은 숙성육이다.

고기는 도축후 사후강직이 풀리는 과정을 숙성이라고 하는데 돼지고기의 사후강직기간은 길어야 도축후 5일내외다. 지금 여러분 냉장고에 있는 돼지고기의 도축일자를 확인해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고깃집의 돼지고기는 숙성육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숙성의 깊이와 방식 그리고 결과물에 대한 차별화가 더욱 필요하다.

2019년이후 돼지고기가 남아도는 시대가 되었다. 사람들은 더 맛있는 돼지고기를 찾는 탐식(耽食)의 시대가 되었다. 축제식인 삼겹살 구이보다 일상식으로 밥과 함께 먹는 돼지고기를 더 찾게 되었다. 고기를 맛있게 하는 숙성의 범위가 드라이에이징(건조숙성), 웻에이징(습식숙성), 교차 숙성 같은 자연숙성의 범위를 넘어 염장과 마리네이드등으로 확대 연구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가장 맛있는 숙성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고기와 인내의 숙성법 그리고 정성을 다한 요리기술이 더해져야 한다. 이 세가지중 하나가 부족해도 가장 맛있는 숙성육은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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