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고기의 모든 것 6 한돈 소비 활성화 전략

한돈 소비 활성화 전략

1978년 돼지고기 가격 파동으로 정부는 롯데햄, 백설햄, 한국냉장 등 현대식 육가공 공장 건설을 진행한다. 이후 롯데햄과 백설햄등은 대일 돈육 수출에 앞장서는 등 불안했던 돈가 안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롯데햄은 1990년대 브랜드 돼지고기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여 김천 LPC를 건설 운영하기까지 했다. 1990년대 우루과이 라운드로 시장 개방에 대비한 축산물 현대화사업의 중심에 브랜드 사업이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대일 수출 거점의 LPC 등이 건설되었다. 돼지고기 브랜드들은 구제역으로 대일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되어도 이마트 등 대형 마트의 성업으로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하이포크, 선진포크한돈, 도드람, 목우촌, 부경양돈, 대전양돈조합등 이제는 메이저급의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의 사례처럼 식육 시장이 과점적 시장은 아니지만, 과점적 시장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한돈 산업은 1950년 전쟁으로 156,400두밖에 남지 않았던 돼지 사육두수를 천백만두가 넘는 성장을 가져왔다. 양적 성장을 넘어 전 세계의 양돈 선진국들의 삼겹살이 우리 시장에서 팔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이 다들 한돈만 많이 찾는다.

코로나로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한돈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가정에서 먹는 돼지고기는 한돈이어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육류 소비량도 소고기, 닭고기를 더해도 돼지고기 소비를 따라오지 못한다.

우리 민족의 돼지고기 사랑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아마 돼지고기를 소고기, 닭고기를 더한 양보다 많이 먹는 나라는 중국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닭고기의 소비 증가가 무서운데 우리나라는 ‘아직 큰닭이 맛있니? 작은 닭이 맛있니?’하고 있다. 한돈 산업이 잘해서가 아니라 육계 산업이 못해서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만약 닭고기가 정신을 차리면 한돈의 무서운 경쟁자가 생기게 된다.

압축성장의 산업화 시대, 빨리빨리 문화로 저렴한 삼겹살 로스구이로 매일 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하면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던 시대에 삼겹살은 돼지고기는 대한민국 대표 고기였다.

돼지고기는 대한민국 대표 고기다. 이건 올드노멀한 시대의 상식이다.

과연 뉴노멀시대에도 돼지고기는 대한민국 대표 고기가 될 수 있을까?

뉴노멀 시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에게 한돈은 어떤 의미일까?

한우는 뉴노멀 시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에게 에르메스 같은 명품으로 브랜딩 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한우는 하이 마블링 정책으로 이제는 전 세계 시장에서 화우의 명성에 도전할 수 있는 품질을 가졌다. 이런 한우의 하이마블이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한우 산업 내에서도 한우의 사육 일령을 줄이자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한우 소비량은 연간 4킬로그램이 조금 넘는다.

한우 중 마블링이 좋은 1+이상 한우의 생산량은 50%가 안 된다. 1+한우 중 마블링이 많은 등심과 채끝의 생산량을 계산해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블링 좋은 1+이상의 한우 등심과 채끝을 먹을 수 있는 양이 1년에 300그램 조금 더 된다. 갈비까지 계산해도 600그램을 넘어가지 않는다. 한우 기름을 1년에 300그램 그냥 마셔도 건강에 별 문제가 없을 거다. 한우 마블링이 건강에 해롭다는 건 고기 시장의 정보가 너무 비대칭 레몬 마켓이라 생겨나는 거짓 정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소고기를 맛있다고 하는 건 소가 인류가 키우는 가축 중에 사육 일수가 가장 길다. 사육 일수가 긴 가축의 고기는 풍부한 맛을 가진다. 한우가 맛있는 건 30개월 이상을 키우기 때문이다.

사육 일수를 줄이고 마블링을 줄여 보겠다는 건 올드노멀한 생각이다.

한우는 전세계에서 한반도밖에 키우지 않는 토종우다.

희소하다는 건 명품으로의 가치가 있다.

이에 비해 한돈은 수입 품종을 가져다가 수입 사료로 키운다.

산업화 시절에는 그래도 국내에 사료 회사가 사료 원료를 수입하고 그걸로 축산업을 해서 고기를 생산해서 공급했다.

뉴노멀시대에는 그냥 대기업이 수입육을 해외에서 수입해서 판매해도 아무런 저항이 없다. 이미 국내 몇몇 대기업은 수입육 전문 중소기업을 합병하고 있다.

식량의 자급을 통해 이를 무기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은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다.

박정희 시대에는 환경운동을 하면 빨갱이였다. 환경 문제보다는 수출을 먼저 해야 하고 값싼 돼지고기를 생산해서 국민들에게 보급해야 했다.

뉴노멀한 시대에는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한돈 산업에 대해서 국민저항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른다.

정리해 보면 뉴노멀 시대, 가치소비 시대, MZ세대들에게 한돈은 지금만큼의 국민적 사랑을 받지 못 할 수 있다.

뉴노멀시대 변화하는 육류시장 환경에서 한돈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돈 산업이 뉴노멀해지면 된다.

한돈 산업과 한돈 산업 종사자들의 뉴노멀해지려면 한돈 산업의 역사적 사명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한돈 산업 아니 우리나라의 양돈산업의 역사적 사명은 지금까지 값싼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값싼 육류를 공급하는 일이었다.

이건 외화가 없던 산업화 초기의 이야기다. 이제는 값싼 육류는 수입해 먹으면 된다.

지금까지 돼지 한 마리를 30만 원 40만 원 생산비를 투입해서 키워서 40만 원 50만 원 받으면 잘했다고 생각하던 올드 노멀한 생각을 버리고 돼지 한 마리를 100만 원 주고 키워서 200만 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아직도 규격돈 시대다.

제국주의 시대 플랜테이션 농업과 한국의 농업이 많이 닮아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쌀, 조선우, 면화, 잠사를 장려하고 그 생산물을 수탈해 갔다. 자국의 노동자들에게 값싼 식료품과 의류를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리나라의 6천개 한돈 농장 전국에 흩어져 있지만, 내용을 보면 같은 품종의 돼지, 거의 같은 사료 배합비의 사료, 거의 같은 돈사, 거의 같은 출하 연령과 체중 등 그냥 대한민국이라는 단일 농장으로 봐야 한다.

이건 대일 수출을 장려하던 시대의 양돈 모델이다. 아니 지방의 식민화, 농업의 식민화 현상이다.

뉴노멀 시대 가치 소비를 하는 MZ세대들은 자신만의 개성, 정체성이 있는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 한다. 100만 원을 주고 키워도 친환경, 동물 복지인 돼지고기를 찾기도 하고 흔한 흰돼지가 아닌 검정 돼지, 빨간돼지 등 지금까지와 다른 품종의 돼지고기를 먹어 보고 싶어 한다. 130킬로그램이상의 돼지에 관심을 보이고 우리나라 돼지는 이베리코 돼지처럼 18개월 키우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 한다.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를 먹어 보고 싶어 한다.

40년을 내려오는 삼겹살 구이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

산업화 시대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던 게마인 샤프트 공동체 사회의 제례같은 회식을 거부하고 가족 가치를 높이는 게젤샤프트 이익사회적인 소비 행동을 보인다.

처음 수입육이 우리시장에 들어올 때는 가격만 싸면 되었는데 이제 가격 경쟁보다 품질 경쟁력이 높은 수입 돈육 브랜드들이 인기다.

지금까지는 한돈은 냉장육, 수입돼지고기는 냉동육이라는 차별점이 있었다. 이제 냉동기술과 해동 숙성 기술이 발달하여 냉동육을 국내에서 해동 숙성하면 국내산 냉장육과 전문가가 아니면 품질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국 육류 수출협회는 이미 일본에 미국산 냉장 돼지고기를 수출하면서 운송 기간 동안 숙성이 되어 맛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돈 소비 활성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한돈 산업은 국내산은 냉장육이라는 마지노선을 구축하고 메이저 브랜드들이 전면전의 성격으로 수입육과 전쟁을 해 왔다. 뉴노멀 시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들을 위한 게릴라 전략으로 다시 전선을 개편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수입육의 테이블 미트 시장(가정내소비) 진입을 6차산업, 지산지소 브랜딩으로 방어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420개 이상의 돼지고기 브랜드들이 산지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메이저 브랜드 중심의 브랜딩 전략이 아니라 튼튼하고 개성 있는 차별화된 농장 브랜드를 키워나가야 한다.

과거에는 이마트 등 대형 매장에 납품해야 하니 하루에 작업량이 많은 메이저 브랜드가 필요했다.

지금은 마켓컬리, 쿠팡, 오아시스 등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하루 10마리 잡는 개별농장 브랜드 돼지고기도 얼마든지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제주도에 삼달파머스라는 농장 돼지고기 브랜드를 만들었다.

오아시스에 삼달파머스 농장 브랜드로 납품을 하고 있다.

돼지고기의 등급판정도 버려야 한다.

규격돈이라는 개념도 올드노멀이다.

삼겹살의 품질만 고집하면 안 된다.

돼지고기의 등급판정은 돼지의 사육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 돼지가 어느 농장에서 무슨 품종으로 어떤 사료를 얼마나 먹고 몇 개월을 사육했는지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어야 한다. 사육 농장의 폐수 처리시설은 어떤 상태인지 농장의 환경 점수도 기록해 주어야 한다. 도축장 정보나 숙성 정보까지도 사람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비거세를 해서 웅치가 나지 않게 생후 4개월 미만의 작은 돼지도 출하되고 130킬로그램 이상의 두툼한 돼지도 출하되어야 한다. 방목한 18개월 돼지를 맛볼 수 있는 농장도 나와야 한다.

삼겹살의 품질만 고집하지 않으면 다양한 중량의 돼지 사육이 가능하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층의 돼지고기 소비량이 줄어들면 국내 사육두수를 어느 선으로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일본도 천백만 두의 돼지 사육두수가 9백만 두 선으로 줄었다.

삼겹살 구이는 산업화 시대의 한국식 패스트 푸드였다.

마이야르 반응으로 풍미가 좋은 건식 조리법은 삼겹살이라는 기름 많은 부위의 소비를 증가시켰다.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돼지고기를 사랑하는 민족이지만 너무 급하게 돼지고기를 먹었다. 지금까지 돼지고기는 농업 공동체 사회의 급격한 해체 속에서 우리의 외로움과 마지막 공동체의 제례 행사를 상징하는 의미였다. 이제 돼지고기는 가족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가족 가치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되어야 한다.

돼지고기 산지의 캠핑장에서 중학생 아들과 함께 돼지고기 바비큐를 구워가면서 못 다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새로운 돼지고기 소비문화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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