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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벽똘 Feb 13. 2016

'나는 원래 이래'라는 방패

나는 언제부터 도전을 두려워했을까?

"너는 왜 그렇게 욕심이 없어? 목표를 좀 가져봐. 어떻게 살려고 그래?"



'그냥 그런 게 나야.  

나는 내 삶에 만족해. 

꼭 그렇게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세우고 해야 해?'



그의 앞에선 멋쩍은 웃음만 지었지만 속으론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되뇌었지만 여전히 그 사람의 말이 신경 쓰였다.



언제부터 목표 없이  살았지?라는 질문이 나를 괴롭혔다.


도전해본 경험, 열심을 냈던 경험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원래 욕심이 없고, 원래 목표 없이 사는 사람이 있기도 한가? 싶었다.


'이건 내가 사는 방식일 뿐이야. 내가 원래 이런  것뿐이라고'라는 말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부러운 것, 멋있는 것들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는 감정이 싹트려 할 때 

먼저 그것에 들여질 시간과 에너지를 계산한다. 그리고는 '에이 어차피 안될 텐데'라며 포기한다.

왜냐면 '나는 그들과 다르고, 난 어차피 그런 거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언제부터 '나는 원래 그렇다'는 생각을 해온 것인지 나의 유년 시절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꿈을 향해 목표를 세웠던 일이나 열심을 다했던 경험이 있었나 생각하는 중에

나는 원래 그래 라는 말을  시작했던 시점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나 부모님의 기준에 어긋났을때면,

'하여튼 너는 꼭!' 이라거나 '넌 애가 왜 그러니?'라는 식의 말을 들었다.

그런 말에 나는 기분이 상한 채로 '그래 내가 원래 그런 앤데 어쩌겠어!'라는 식으로 대답하곤 했었다.



처음엔 부모님의 말에 '항의'하는 언어 였는데, 

어느샌가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 타인이나 스스로가 실망하지 않기 위한 방패로 쓰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난 원래 그렇다'는 생각은 내가 실패를 겪었을 때

그것을 발판 삼거나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을 막아버린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아예 난 원래 도전이나 목표 같은 것 모르는 사람이야 라며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속이는 데 까지 온 것이다.


지금 나에게는 '원래 그렇다'가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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