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스. 남녀의 온도 차.
그녀는 알게 되었다. 첫 번째 남자로 인해 자신이 생각보다 잘 느끼는 여자라는 것을. 그녀의 집안은 아버지를 제외하면 다들 여성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연애나 이성, 사생활 등에 대해서는 서로 이상하리만치 공유하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친하고 성격이 비슷했던 둘째 언니가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하면서 이런저런 야한? 정보들을 듣게 되었다. 언니의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 곤 했다. 입으로 남자의 소중한 곳을 애무해 준다는 이야기에 고등학생이었던 그녀는 “거긴 오줌 싸는 데잖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자 언니는 깔깔 웃으며 “너도 연애하면 다 할걸.” 하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대에 있는 남자는 한 마리의 굶주리고 굶주린 늑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에 키스를 거절한 일을 생각하며 다시는 그런 굴욕감을 느끼게 하지는 말자는 다짐을 굳게 한 뒤었다. 결국 군대에 있을 동안 틈만 나면 그는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했다. 처음에는 둘 다 처녀 총각이어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나중에는 다행히 익숙해졌다. 외박을 나온 날이나 휴가를 나온 날이면 그들은 뜨거운 시간을 보냈고 꼭 안고 잠이 들 때면 그녀는 이런 게 행복인가, 정말 헤어지기 싫다 생각하곤 했다.
그녀에게 섹스는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간절히 원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전달받을 수 있는 결핍된 부분이 채워져 서로가 정말 한 몸이 되는 완전한 순간이었다. 어느 만화에서 본 것처럼 “여자의 그곳은 할 때마다 사랑을 심는 화분 같은 곳일지도…”라는 대사가 공감되었다. 섹스를 할 때마다 이 사람이 내게 사랑의 씨앗을 심는구나, 나에 대한 마음을 심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 지곤 했다
내가 이 글을 19금을 달았지만 나는 사실 중학교 여자 동료-라고 부르겠다. 일단 우린 같은 생물학적 성을 가졌고 같은 사회적 존재이니까-부터 내 글을 봐줬으면 좋겠다. 남자와 여자는 섹스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DNA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남자가 나랑 잠자리를 한다? 그래서 난 그에게 특별하다? 절대 그런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 남자친구가 너무 원한다? 더는 거절하기 미안하다? 섹스 안 해준다고 징징거리는 남자친구면 헤어지는 게 정답이다. “안 돼요… 안 … 돼요 … 돼요 돼요 돼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릴 만들어 낸 건 분명 남자 쪽이라는 데 한 표이다. 상대방이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일방적인 자신의 욕구를 들이미는 건 폭력이다. 준비되지 못한 상대방을 비난한다? 떡잎이 보이는 거다. 아주 괴상한 연애관을 가진 놈이란 떡잎.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원하고 좋아하고 잠자리에 대한 생각을 해도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 섹스를 해도 충분하다. 오해하지 말기를. 난 섹스 대찬성론자다. 그저 섹스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할 뿐이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거절할 수 없어해 준다든지, (해준다는 표현도 웃기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하든지, 섹스를 했으니 이제 다른 사람은 못 만날 거라든지. 사실 나열한 것들 중 마지막 이유로 그녀는 그와 헤어지지 못했다. 몸을 줘버렸으니 이제 헤어지면 다른 남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조선시대 아녀자의 마음이었다. 한 성질 하는 남자친구의 버럭에도 그녀가 울며 매달리고 잘못했다고 한 건 사실 그 이유가 컸다. 답답하고 바보 같은 그녀였다. 섹스 그게 뭐라고.
나중에 결혼 생활 중 그녀는 그의 이상한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그는 서재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평온한 오후. 갑자기 느낌이 싸한 그녀는 조용히 반쯤 닫혀있는 서재방으로 다가갔고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말았다. 야한 동영상-일명 야동을 보며 남편이 자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집에 없는 것도 아니고 한 집에 있는데 그가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그녀는 충격이 정말 컸다. 자괴감이 들고 내가 여자로서의 매력이 이제 없는 건가 한 없는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미안해 어쩔 줄 모르며 당장 컴퓨터를 포맷하겠다고 유난을 떨었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냐는 그녀의 울부짖음에 그의 대답은 이랬다.
내가 직접 농구 경기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농구 경기를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잖아.
물론 그 뒤로 그는 몇 번이나 같은 짓을 반복했다. 기독교 성경의 비유처럼 마치 개가 토한 것을 또 먹듯이.
나는 그의 말이 남자가 섹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의 섹스의 정석. 말 그대로 남자들에게 섹스는 즐거운 스포츠의 의미가 크다. 그래서 이 사람과 테니스를 쳐도 재미있고 파트너를 바꿔서 테니스를 쳐도 재미있다. 이 사람과는 이런 맛이 있고 저 사람은 저런 맛이 있다.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남자친구와의 섹스를 이해한다면 남자와 여자 사이의 섹스에 대한 생각에 대한 간극을 그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그뿐이다. 물론 어느 커플에게는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헤어질 때 “그럼 그때 나랑 왜 잤어?!”이런 바보 같은 말은 하지 않기로 하자. 그래, 나도 좋아서 너랑 잤지. 그래도 넌 개 X 끼야.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섹스에 있어서 여성도 주도권을 가졌음 한다. 그녀는 생리 때도, 몸이 너무 피곤해 정말 하고 싶지 않을 때도 그에게 거절의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한 번도 관계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의 성기를 애무해 주며 그녀는 둘째 언니의 말이 생각나 씁쓸했다. 전위 없는 섹스. 자신의 욕망만 푸는 섹스. 그와의 섹스는 5분을 넘긴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가 그렇게 좋아하던 그와의 키스도 결혼 후에는 “니 입술은 너무 송충이 같아 간지럽다”며 키스 없이 본론으로 직행하기 마련이었다. 그녀의 기억에서 그와의 섹스는 아프다는 기억이 지배적이었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늘 갑자기 들어오는 날카로운 창 같은 존재.
어느 비뇨기과 의사인가 그분이 조사해 본 결과 오르가슴을 느껴본 유부녀의 비율이 10명 중 1,2명에 그쳤던가…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여자들 중 가짜 오르가슴을 연출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그녀도 그와의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오르가슴을 느낀 건 그나마 4,5번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몸이 그래도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잘 느끼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성에 차지 않는 성이지만 결혼한 이상 어쩌겠나 하는 생각에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혼자 조용히 욕실에서 욕구를 풀곤 했다. 왜 미드를 보면 그렇게 여자들이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수리공을 만나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지 이해가 되었다.
섹스가 서로에게 건강하고 즐거운 놀이이자 스포츠가 되었음 싶다. 서로를 위해 정말 노력하고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고 위해주고. 가령 탁구를 친다고 생각해 봐라. 공을 냅따 내가 치고 싶은 대로 이상하게 때려버리면 누가 나랑 플레이를 하고 싶겠는가. 모든 것은 매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우리가 많이 본 문구 아닌가. 그리고 이 남자랑 잤다고 내 평생 남자라는 그 사람뿐이라는 그녀처럼 바보 같은 생각은 제발 집어치워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