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만나다.
그녀의 세 번째 남자는 노래방 도우미였다. 두 번째 남자는 어디 갔냐고? 순서를 따지지는 말자. 어차피 언젠가는 나올 테니까.
각설하고 두 번째 남자를 잊기 위해 그녀는 발버둥 쳤다. 첫 번째 사랑의 실패, 지독한 배신감, 또다시 느껴지는 버림받은 상처에 대한 비참함. 모든 것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는데. 술에 찌들어 살았다. 그나마 곁을 지켜주는 친한 언니가 있어 둘이 술을 먹고 노래방에 가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왜 남자들은 노래방에 가면 도우미를 부르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한번 갖게 된 호기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마치 푸른 수염의 아내가 한번 갖게 된 비밀의 문에 대해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던 것처럼.
둘은 고민하다가 도우미를 불러보기로 했다. 초짜로 보이긴 싫었다. 카운터로 가서 최대한 경험이 많은 척 이야기를 했다.
“여기 도우미 불러 줄 수 있어요?”
“아, 선수 찾는구나?”
오오, 선수. 남자 노래방 도우미를 그렇게 부르는구나. 오케이, 새로운 전문용어를 알았다. 노래방 사장님은 신난 듯 두 명을 불러 주겠다고 했다.
그 언니와 그녀는 선수들이 올 때까지 멘붕이었다. 막상 부르기는 불렀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하지만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암튼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러다 15분 정도 지났을까?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건장한 남자 한 명-나중에 그 사람이 실장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 ”애들 들여보내겠습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남자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