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입니다만
이혼하고 술 때문인지
먹는 낙으로 살아서인지
살이 많이 쪘다.
항상 내 생의 최대 무게를
넘는 놀라운 일이 반복되자
이제 놀라운 일이 되지도 않았다.
가족들은 걱정하고
이젠 살을 빼라고 한다.
엄마는 튀김이나 고기 술을 먹지말라고 하고
언니는 단 걸 먹지 말라고 한다.
배나오고 살찐 지금의 모습은
너의 예전 모습이 아니라고 하면서
이젠 살을 빼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한다고 한다.
살찐 나는 내가 아닌걸까?
살이 쪄서 보기 안 좋아지면
난 외면받는 걸까?
변신이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어느 날 일어나니 징그런 벌레가
되어버린 남자.
날씬해도 나고 살이 쪄도 나야.
라고 말해도 주위의 말에
결국 흔들리고 마는 자아.
가까운 사람들의
평가와 걱정이 오히려
더 상처가 되고
스트레스가 된다.
이제 살도 빼고 새 출발 해.
이 말이 얼마나 무거운 말인지
알면서 하는 말일까.
아직 나 힘든데
아직 그래서 술이 필요하고
아직 그래서 조금은 서서히
일어나고 싶은데.
나 괜찮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들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괜찮은 척 애쓰고 있은 거야.
그 놈의 살.
걱정과 염려라는 포장을 한
그놈의 관심과 평가.
지긋지긋하구만.
내 마음은
마르고 갈라져 황폐하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