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Jude

어느 순간부터.


아니

정확히

아버지의 죽음부터


마음에 상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랑하는,사랑했던

실제로는 더 사랑하고 있었던

그 존재들을

한 상자 한 상자 넣고

뚜껑을 덮어

열어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슬프지 않은 척 한다.

그립지 않은 척 한다.


무너져 내릴까봐

무뎌진 척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따끔

지독하게 진한 그리움이 올라올 때

그 존재에 대한 아픔이 떠오를 때

어떻게 할지 아직 모르겠다.


그 상자들을 열어볼 자신이 없다.

언제쯤 열어볼 수 있을까.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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