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아니
정확히
아버지의 죽음부터
마음에 상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랑하는,사랑했던
실제로는 더 사랑하고 있었던
그 존재들을
한 상자 한 상자 넣고
뚜껑을 덮어
열어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슬프지 않은 척 한다.
그립지 않은 척 한다.
무너져 내릴까봐
무뎌진 척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따끔
지독하게 진한 그리움이 올라올 때
그 존재에 대한 아픔이 떠오를 때
어떻게 할지 아직 모르겠다.
그 상자들을 열어볼 자신이 없다.
언제쯤 열어볼 수 있을까.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