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서사의 시작
이직을 한 지 일년이 되었다.
새로 옮긴 회사는 집에서 회사까지 약 한시간 사십분이 걸린다.
9호선 지옥철을 다시 경험하니, 아뿔싸, 출근 첫 날 부터 후회가 밀려온다.
불현듯 고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지금 공부를 안 하면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곳에서 일하게 된다.'고.
(선생님의 말씀은 직업 귀천을 따지려는 건 아니고,
모 여고의 '지금 공부하면 남편 얼굴이 바뀐다' 급훈 처럼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고자
관용구처럼 당시 많이들 쓰던 말이었다.)
20여년 전 선생님의 말씀이 갑자기 지금 내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내가 공부가 모자라서, 지금 이 고생을 하는구나 싶었다.
"무슨 말을 할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반자카파 - 널 사랑하지 않아 中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40대 현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하며 살아남기' 에 관한 생존분투기 쯤으로 읽혔으면 좋겠다.
사실,
지금 다섯살인 내 딸아이가 나중에 아빠의 이야기를
여러 채널(글, 영상, 사진)들을 통해 접하고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에 이 시리즈를 시작한다.
많은 부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을 법한 개인의 서사가 적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