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들보다 새해를 한 달 빨리 시작한다.
그러니까, 지금 벌써 2026년인 셈이다.
이렇게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내가 누구보다 의지가 나약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빤한 표현처럼, 새해 목표를 세우면 삼일을 넘기기가 힘들다. 작년에도 같은 마음으로 시작한 영어 어플은 지금 7개월째 접속 이력이 없지만 매달 30000원은 나가고 있다.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 30000원에 더해 매달 마음에 부채감만 더할 뿐이다.
작년 12월에 영어 어플을 1년치 구독했다. 그때도 남들보다 한 달 일찍 새해를 시작하겠다는 다짐에서다. 그렇다면 한 달 먼저 시작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올 초 2월까지는 영어회화를 꼬박꼬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리고, 매일 팔굽혀펴기를 100개 하기로 했는데, 일주일에 4일 이상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이 실행은 모두 12월부터 시작을 한 덕이다. 그리고 실패를 하더라도, 남들보다 한 달 먼저 마음을 다잡는 효과도 있겠다. 재시작의 기회가 있으니,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못했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도 괜찮다.
이 이야기를 팀 후배에게 말 했더니,
그렇게 해서 얻는 실제적인 유익이 뭐냐고 묻더라.
그래서, 주식으로 돈 좀 버셨냐고? 그래서 남들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잡았냐고?
응, 그렇게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또 그런 걸 원한 것도 아니고,
한 달 먼저 시작한 덕분에 연말연시가 덜 소란스럽다고는 답했다.
나는 2025년이 눈치채지 못하게, 미리 2025년과 몰래 작별한 덕에, 송년회라는 이름의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는다고.
새해가 시작한지 벌써 4일이 지났다. 4일이 지났으니 벌써 소홀해진 목표도 있다. 그렇다면 미리 시작한 만큼 미리 바로 잡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