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카페 아랑에서 채용 공고방에 들어갔다. 인턴이나 단기 계약직을 뽑는다는 공고가 게재돼 있었으나 직장에 다니고 있는 만큼 굳이 클릭해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업계 인지도가 높거나 급여 수준이 높은 곳만 찾으면 됐다. 대체로 인지도와 급여 수준은 비례한다. 합집합(OR)과 교집합(AND)이 서로 다르지 않았다.
A회사와 B회사의 수습기자 채용 공고문을 확인했다. 사이트에 들어가 자기소개서 문항을 확인하고 쓸 채비에 들어섰다. 뭐라 써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분명 면접관은 기자 일을 멀쩡히 하고 있는 내가 수습기자로 입사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할테다. 기자 일을 왜 하고 싶은지가 아니라 일을 하고 있으면서 굳이 연차를 깎아 수습기자로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써야 한다.
물론 이유는 있다. '몇 시간 전 점심식사에서 빨간 눈의 부장이 이직하라고 했다. 까라면 까는 게 이 업계 문화 아닌가. 그래서 이직한다'고 쓰면 당연히 안 된다. 이런저런 말을 지어내야 했다. 다행히 당시 다른 회사 수습기자로 입사한 동기인 형이 한 명 있었다. 그 형에게 물어 자기소개서를 받았다.
내용은 대개 비슷하게 작성했다. 기자 일을 하고 있지만 한 가지 갈증이 있었다. 정말로 나는 일을 잘하고 싶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 그러기 위해 일 잘하는 선배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A회사와 B회사는 좋은 선배가 있다. 그래서 지원한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A회사는 경어로, B회사는 평어로 썼다.
두 곳 다 서류에 붙었다. 나름 1년 일한 게 도움이 됐겠거니 싶었다. 나름 우쭐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얼마 전 어느 동기에게 들은 바로는 언론사들은 웬만하면 서류를 다 붙여준다고 한다. 자기소개서를 깔끔하게 쓰기만 하면 된다는 후문이다. 평어로, 단문으로 쓰면 깔끔하게 보인다. GPT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아보자.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