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드십 3

#가족 #자녀 #관계

by 정썰

가족을 친구의 범주에 넣은 건 개인적인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가족 같은 친구가 있고, 친구보다 못한 가족이 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많이 닮았다. 바람직한 관계 유지를 위한 핵심적 요건은 무엇일까?


1. 수평적 소통

부부사이에는 통상 수평적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전제하자. 미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이 관계 안에는 서로의 성향에 따른 선택이 아닌 근원적인 제한은 없을 것이다. 자녀와의 관계는 다르다. 자녀가 어릴 적부터 스며들어야 가능하다. 자녀가 문을 닫아버리면 쉽지 않다. 손잡이가 자녀 쪽에 있다. 이쪽에서 억지로 열 수 없다. 평생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보여줘야 한다. 꾸며 보이려 하지 말고 솔직해야 한다. 강한 아버지의 모습도 좋겠지만, 약점을 인정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면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멋진 단짝이 될 수 있다. 오래도록 좋은 친구로 남으려면 자주 소통해야 하고 자주 소통하려면 격의 없이, 수평적 위치에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비판과 비난도 가능한 관계라면 좋다. 아버지라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아서 의미 있고, 그런 관계가 형성되는 순간 평생의 든든한 친구를 얻을 수 있다.


2. 적절한 분리

천륜이라고도 한다. 뗄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떨어져 버리기도 한다. 내 소유가 아니다. 대부분의 옛날? 아버지들은 자녀를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했다. 나 또한 자유롭지 못했다. 아빠들은 자신이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자녀에 집착할 수 있다. 어쩌면 정해진 답이다. 잘 난 아빠는 성에 안 차서, 못난 아빠들은 자기처럼 살기를 바라지 않아서. 분리는 쉽지 않다 쿨한 사이가 되어야 한다. 아내도 자녀도, 친구도 마찬가지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거리 두기에 힘써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속적인 자기반성과 감시로 가능할 수 있다.


3. 편안함에 대한 경계

가까운 친구가 되면 조심해야 할 일이다. 친밀해질수록 배려와 예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자녀와의 관계가 더 어렵다. 친함이 서로에게 편안함을 주지만 흔한 말로 선을 넘으면 안 된다. 역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자녀에 대한 편안함은 자칫 함부로 대함으로 번질 수 있는데 이건 받아들이는 쪽의 기준에 따라야 하고, 받아들이는 쪽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눈치는 소위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보는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아랫사람을 잘 살펴서 맞춰줄 필요가 있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가족, 특히 자녀는 어찌 되었건 친구처럼 함께 하야 한다. 좋은 친구가 될지 나쁜 친구가 될지는 서로에게 달려있지만 부모 쪽의 책임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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