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드십 5

#노하우 #용기 #유머

by 정썰

'몇 살이야?'

대문자 I인 아들 녀석이 대여섯 살 무렵 스스로 터득한 친구 사귀는 법이었다. 소심한 아이는 놀이터에 아무도 없어야 혼자 놀았고, 또래가 오면 집에 가자며 내 손을 잡아끌었다. 이 한마디를 생각해 내고 또 입 밖에로 내뱉기까지 녀석이 느꼈을 두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호감과 교감이 교유관계의 시작이다. 그리고 둘 중 하나, 누군가 먼저 용기를 내야 한다. 성향상 이런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친구들이 있다. 확실히 그런 친구들 곁에는 늘 많은 친구들이 있다. 커다란 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시작이 지속적인 교우관계로 이어지려면 매력이라는 게 필요한데 유머는 그중 강력한 하나다.

대위 계급장을 달고 전남 장성 상무대에서 고등군사반 교육을 받던 초기 시절. 난 그때까지도 대문자 i의 성향이 짙었다. 처음 만난 동기들이 낯설고 딱히 어울릴 이유도 없었다. 그런 내가 쓸데없이 고고한 척하는 걸로 오해한 동기가 어느 날 시비를 걸어왔다. 다짜고짜 ‘너 학교 어디 나왔냐?’며 거칠게 물어왔다.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나? 고등군사학교’라고 대답했다. 비교적 명문대를 졸업한 내 정보를 미리 알고 있던 녀석이 좋은 학교 나왔다고 뻐기는 거냐? 고 시비를 걸려던 계획은 빵 터짐으로 무산되었었고, 교육 기간 내내 녀석과 난 절친으로 지냈다. 유머가 타고나는 건지, 학습으로 가능한 건지 분명치 않고, 타고나는 쪽이 크다는 생각이지만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 반복되는 학습? 과 실천?으로 가능하다. 개그맨의 경지까지 오르기도 어렵고, 그 정도의 수준이 필요하지도 않다. 세상과 상황을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비틀어 보려는 시도와 곳곳에 널려있는 시청각 자료들을 잘 활용하면 생활유머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타고난 E성향이 아니라면, 부모님이 유머 DNA를 주시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한 분야를 보통 이상으로 잘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잘하게 된다. 공부건, 운동이건, 게임이건, 위험한 경우가 될 수도 있지만 심지어 도박도.

친구는 필요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내가 어떤 친구가 되느냐가 내 주위에 함께할 친구가 어떤가를 결정하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듯이 모든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한 편, 좋은 사이가 아닌 친구를 굳이 친구로 두면서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을 이유도 없다. 결국 친구는 남고, 떠난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배우자와 같이 친구도 결정적으로 가치관이나 철학은 같으면서도 취향과 특기 등 서로 다른 부분이 많아 상호 선한 영향력으로 성장을 돕는 관계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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