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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Oct 01. 2024

공복에 관한 짧은 생각

20241001/화/흐리고 비/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공복

아침에 일어나니 참을 만하다. 어제저녁을 점심으로 가져간 고구마 두 개로 막았다. 저녁 아홉 시 이후로 수차례 공격이 왔으나 잘 참았다.

대만 편의점에서 파는 량미엔(凉面)과 일본 편의점의 냉동피자 협공은 위험했다.

주방 수납장 그득한 컵라면, 봉지라면, 냉장실 선반에 초코과자(빵인가?). 냉장실에 냉동 부추군만두.

적군의 진용은 만만치 않다.

아는 맛과 아는 포만감에 어질 하지만, 아는 다음날 몸 상태 때문에 참아낼 수 있었다.

'최강야구'를 맥주 없이 보다니.


아침을 먹고 베란다 창 밖으로 국기를 내건다. 국군의 날. 갑작스럽게 공휴일. (아니고 의미 없다)

15년을 국군의 일원으로 살았고, 10월 1일에 실질적으로 군문을 박차고 나왔으니 각별한 날이다.

국군의 수장들이 나라를 구하는 救꾼이 아닌, 사익 추구에 연연하는 求꾼이 된 세상이라 마냥 즐겁지 않다.


空腹(공복)은 힘들지만 내게 꼭 필요하고, 公僕(공복)의 삶은 힘들지만 나라에 꼭 필요하다.

국군의 날에 놀지 못하는, 꿀이라는 군인연금을 몇 미터 앞에다 두고 나온 퇴역 장교의 짧은 생각.


저녁엔 공복을 포기하고 셀프특식을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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