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농담

때론 짙게 때론 옅게

by 정썰

유병재...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농담을 듣기 위해 콘서트장에 모였다. 대단하다. 티켓 가격이 얼마인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개그맨의 스탠드 코메디를 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감수한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그리고 그가 위대해 보였다. 우연찮게 그의 첫 스탠딩 코미디도 관람했다.(물론 테블릿을 통해) 수미상관의 치밀한 구성과 적절한 수위조절, 그리고 화려하지 않지만 그의 면면에 녹아있는, 그만의 유머가 맘에 들었다.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B의 농담이라는 제목의 이번 공연은 그에게 쏟아진 다양한 댓글에 대한 피드백(말하자면 변명이나 해명)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나레이터의 감성 터지는 음색과 내용의 신랄함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말을 끊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옛날 코미디의 진부함을 어느정도 상쇄시켰다. 그리고 종국엔 수미쌍관 구성이라는 비장의 무기로 마무리하며 최근 이슈가 된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지루하지 않게, 유쾌하게 전달했다.

관객을 무장해제 시키는 외모, 질투날 정도는 아닌 특이한 경력, 그래서 나도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그를 좋아하는 편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게 된거다. 부럽다. 그의 얘기를 듣기 위해 무대를 꾸미고, 객석을 채우고, 태블릿에서 눈을 떼지 않는 그의 팬들이. 노래와 춤, 악기연주 등 특별한 능력이 아닌 누구나 (어쩌면) 동등하게 가진 ‘말’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 위안을 줄 수 있는 그가.

나도 농담을 좋아한다. 가끔은 자뻑의 감동을 주는 고급진 농담을 하기도 하고, 서로 민망한 어색한 농담을 하지만 항상 시도한다. 농담을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늘 끓어오르는 것 같다. B처럼 농담하고 싶다. 우선 댓글이 필요한데... 댓글 따위 있을리 만무한 무명씨니 댓글을 좀 만들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지 싶다. 최대한 효율적인 준비를 위해 오늘 저녁엔 좀 무리해서라도 최근 유행한 ‘대게@@’나 ‘대게##’ 같은 곳에서 밥을 먹어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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