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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Oct 06. 2024

딱지

20241006/일/흐림. 살짝 비가 흩날림.

#초보운전 #결초보은

다양한 문구의 향연.

은혜를 갚는다는 뜻의 '결초보은'을 이용한 문구도 보이고, '아이 없으니 저부터 구해달라'. 개인적으로 기억에 가장 재미있게 남은 건 '극한초보. 지금까지 이런 초보는 없었다. 이것은 엑셀인가 브레이크인가'

'초보운전', 이 네 글자가 붙은 차들의 특징이 있다. 지나치게 버벅거리거나 지나치게 과감하다. 내 경우에 후자였다.

결혼 후에는 아내에게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잔소릴 들었다. 운전 좀 살살하라고.

운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잘하는 편이라고 자부한다. 자잘한 사고도 많았고 범칙금도 심심치 않게 지불했다.

얼마 전 생각지도 않은 범칙금 교부서가 날아들었고, 우연찮게 학창 시절 성적표를 엄마 몰래 빼돌리 듯 우편함에서 아내보다 먼저 빼돌리는 데 성공했다.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그 이후 지금까지 규정속도 준수를 준수하고 있다. 마지막 딱지를 떼이고 나서야 초보 딱지를 뗐다.


초보 대통령의 나라에서 살고 있다. 나보다 몇 배는 과감한 스타일이다. 딱지도 안 떼인다. 몇 차례 딱지를 날렸는데 거부한다. 저러다 더 큰 사고가 날 텐데. 뭐 대통령을 걱정하는 건 아니다. 나라 걱정, 국민 걱정이다.

극한초보. 지금까지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이것은 검사인가 조폭두목인가.

정치병이 또 도졌다.

산행 중 바위산을 넘다 부딪힌 머리에 앉은 딱지가 오래간다. 차가 더디 달리는 건 맘이 편하고 좋은데, 상처 회복이 더딘 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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