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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曰

20250125/토/맑음

by 정썰
#Johann_Wolfgang_von_Goethe

‘건축은 얼어붙은 음악’.

괴테의 말이다. 깔끔하고도 웅장하며 명징하기까지 하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이토록 짧고도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김종원의 세계철학전집 × 괴테 for 성장,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IQ 210으로 세계에서 가장 지능지수가 높다는 괴테를 통해 ‘성장’을 풀어내겠다는 저자의 강한 의지에 이끌렸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공감하고, ’괴테‘ 붙이기 놀이에 진심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괴테 붙이기 놀이‘란 대충 아무 말이나 끄적이고도 문장의 끝에 ’-괴테‘만 붙이면 그럴듯해진다는 마법의 놀이였다.

사는 동안 사는 것처럼 살아라. - 괴테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어라. - 괴테

뭐 이런 식이다. 진품과 가품을 가리기 어렵다.

괴테라는 이름처럼 권위는 대중을 압도하는 힘이 있는데, 1학년 과대표 후보에 나섰던 동기가 그랬고, 석사 지도교수님이 그랬다.

경훈이로 기억하는 그 친구는 삼국지를 인용하여 출마의 변을 유창하게 마쳤는데, 뒤풀이 자리에서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다고 실토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동기들은 그 녀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뼉 치기 바빴다. 그리고 통계분야 권위자였던 교수님은 학회 발표에서 질문을 받기 싫으면 통계용어와 수치를 자주 사용하셨는데 그중에는 지어낸 것도 많았다고 하셨다. 다들 질문할 엄두는커녕 동조의 표정과 몸짓에 바쁜 건 학자들이나 대학 신입생이나 매한가지다.


권위가 땅에 떨어진 시대를 살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권위주의에 짓눌린 시대를 살아봐서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한 거다. 진정한 권위는 중요하다. 특히 공동체가 합의하에 세운 권위는 판단 기준이 되어 분별하며 사는 게 가능하게 해 주었다. 자승자박.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는 바람에 지금 사회는 혼돈의 카오스다.


남들 놀 때 일해서인지 한 일에 비해 피곤한 밤. 성장과 권위를 생각해 본다.


오늘이란 너무나 평범한 날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괴테

이것도 진짜 괴테의 말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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