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8/일/맑음
지난번 윤이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에 어리석은 우리 인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윤은 평소 입법, 사법, 행정의 정족(鼎足, 솥발) 안녕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사람인지라 오늘 출마를 선언함이 필경은 우리나라(대한민국)의 안녕을 공고히 부식케 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 하여 경상에서 수도권에 이르기까지 힘관군(국힘官軍)이 환영하여 마지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하기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 밖에 계엄령이 어찌하여 포고되었는가. 이 포고는 비단 우리 다수 국민뿐만 아니라 한미일 삼국이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즉, 그렇다면 이등(신) 윤통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의 성의(聖意)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계엄이 성립되지 않은 것인 줄 이등(신) 윤통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국회의 의원이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4천 년의 강토와 80년의 민주주의를 독재자에게 들어 바치고 5천만 생령(生靈, 살아있는 영혼, 백성)들로 하여금 권력의 노예 되게 하였으니, 저 개돼지보다 못한 국방장관 김용현과 각 대신들이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여당 대표란 자는 자당 의원들을 회유하여 단지 대통령탄핵에 부(否) 자로써(반대함으로써) 책임을 면하여 이름거리나 장만하려 했더란 말이냐.
김청음(金淸陰, 청음 金尙憲)처럼 통곡하며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鄭桐溪, 동계 鄭蘊)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해 그저 살아남고자 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강경하신 애국시민을 뵈올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5천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5천만 동포여, 노예가 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檀君)과 기자(箕子) 이래 4천 년 국민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지금의 동포는 살아있다. 국민 정신은 살아있다. 원통하고 원통하지만 희망을 꿈꾸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