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화/맑음
한 때 술은 꽤 마셨다.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에 술은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분위기를 좋게 하는 윤활유 정도로 생각했고, 담배는 백해무익한 독극물로 생각했다.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주로 행위자들이 그 행위와 관련 없는 선량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더럽고 건강에 해로운 영향 때문에 생겼다.
담배를 피우고 아무 데나 가래침을 칵칵 뱉던 일면식 없는 무뢰한들, 달리기 하는 천변에서 떠 억 하니 길빵을 하는 무례한들, 그리고 수방사 상황장교 시절 벙커 안에서 줄담배를 빨아대던 상황실장. 지들 몸만 나빠지면 되지 왜 나한테 까지 피해를 주나. 냄새나고 더러운 인간들.
술에 대한 아량은 글쎄…
내 생각이 짧았다.
유튜브 진행자의 술과 담배에 대한 인식은 나와 정반대다.
술을 마신 놈들이 차로, 흉기로 사람을 해하고, 또 말도 안 되게 그걸 이유로 감형을 받는 거에 대한 강한 혐오. 오히려 담배 피우고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없다는 논조.
술에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성토. 귀가 얇은 난. 또 쉽게 수긍한다.
생각해 보니 나라걱정, 국민걱정에 막걸리 한 사발 맘 편히 마시지 못했다던 대통령은 골초였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이 의심되는 내란수괴는 담배 피우는 건 못 봤다.(안 필 리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술이 무슨 죄고, 담배가 무슨 죄랴. 선용하지 못하고 악용하는 인간들이 문제지.
맥주 한 잔 생각나는 밤. ‘약주가 어디 있나? 술은 한 방울이라도 몸에 나쁘다’ 던 어떤 의사의 말이 갑자기 떠올라 참아본다.
늦은 저녁 후 디저트로 먹은 민초아이스콘에 알딸딸해진 크리스마스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