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와탕카!!!

20250208/토/맑고 추움

by 정썰
#스펀지밥 #주먹밥 #숨쉬기

다짐대로 열한 시에 잠을 청했다. 새벽 4시에 깼다. 아니 속이 부대껴서 일어나 보니 네 시였다.

어제 저녁으로 비빔라면 두 개는 역시나 무리였다. 소화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설교말씀을 켜두고 밀수입해 온(아내 모르게 당근 한) 블록을 맞추면서 한두 시간을 보냈다. 안 되겠다. 좀 더 자자.

출근시간 임박해서 다시 일어났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을 준비했다.

사다 둔 식빵이 다 떨어져서 오늘 점심 도시락은 주먹밥.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유통기간이 조금 지난(그래서 나만 먹는) 후리카케를 준비했다.

오른손에 위생장갑을 끼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하얀 밥에 후리카케를 흩어 뿌리고 조물조물하려는 수간. 아 뜨거워!! 손을 털다가 밥알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내한테 딱 걸렸다. 위생장갑을 빼앗기고 주방에서 쫓겨난다. 등짝 스메싱은 없었는데 등이 아픈 거 같다.

앞으로 집에서는 숨만 쉬어!

어제저녁에 들었던 말인데 아침에 또 귀에 때려 박는다.

어제는 발코니에 설치해 둔 치닝디핑 기구가 말썽이었다. 아니지, 정확히 얘기하자면 예상 못한 광풍이 문제였다. 질풍(疾風)에 기구가 넘어지면서 바닥 타일에 상처가 난 거다. 지나간 바람은 잡지 못하고 남편을 잡은 거다. 나이 들더니 하는 짓마다 문제를 일으킨다나 뭐라나. 팩트는 난 쭈욱 이랬다.

이래저래 나이가 이유가 되는 나이가 되었다. 어느새.

언행에 더욱 신중하자. 주책없는 언행은 분명 나이 듦의 영향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엮이기 쉽다.


아무튼 얼마나 다행인가. 숨은 쉬라니. 얼마나 행운인가 당분간 집에서는 숨만 쉬면 된다. 와탕카!!!


keyword
이전 07화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