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9/일/맑음. 추위가 끝나가는 듯
저녁 식탁.
아내가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주며 묻는다.
익었어?
재빨리 젓가락을 들어 김치를 향한다.
김치 말고 감자탕.
그렇다. 매일 먹던 김치였고, 내 앞엔 김치보다 먼저 도착한 감자탕.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응, 익었어.
들깨맛 나?
들깨 넣었어?
응. 팔팔 끓을 때 마지막에 넣었지. 아휴, 내가 누구한테 물어보냐.
나한테 물어봤잖아.
구박은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 쭈욱.
그런데 뭐 나쁘지 않다. 취향이 바뀐 건가?
뼈다귀를 잡고 뜯다가 놓쳤다. 상위에 벌건 국물이 튀었다. 내 주책처럼. 방에서 TV 보는 아내가 볼까 봐 빛을 속도로 뼈를 집어 밥공기에 넣는 동시에 티슈를 뽑아 식탁 가장자리를 닦는다. 아침에 팬트리에서 뭘 좀 찾으려다가 쌀도 쏟았는데. 원래 빡구였나? 요새 특히 심해진 건 아무래도 휴식 부족인가? 9박 10일 정도 여행을 다녀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