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0/월/흐리고 가끔 눈
친구들은 회계사(會計士), 검사(檢事)였던 변호사(辯護士), 의사(醫師), 약사(藥事). 사자로 끝나는 직업들. 士(선비 사), 師(스승 사), 事(일 사)가 뒤섞여 쓰인다.
서울 토박이 박사(博士) 선배님이 청주까지 왕림(枉臨)하여 오랜만에 햄버거 회동에 즐거운 수다를 즐겼다.
'코뿔소에게는 코뿔이 사치고, 장미에게는 장미꽃이 사치고, 애국자에게는 충절이 사치다. 없으면 자신의 고유성이 없어지는 그 무엇을 위해 사치의 감각이 필요하다.'
반칠환 시인의 말이다.
옥편에 ‘사치할 사(奢)’자는 낭비하다, 과분하다는 뜻으로 삼가야 할 부정의 덕목. 그런데 이 글자가 지닌 의미의 스펙트럼이 꽤 다채로워서 넉넉하다, 크다는 긍정의 덕목으로 바뀌다 마침내. 뽐내다를 거쳐 아름답다는 뜻까지 가진다고 한다.
나에겐 무엇이 사치일까?
유머? 그래 이런 유머.ㅎ
'사짜'(사기꾼)들이 대놓고 판치는 세상. 사자로 살진 못했지만 사짜로 살지 말자. 나만의 사치를 찾아보자. 가끔 사치스러울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