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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아영 Apr 15. 2017

빡센 육아를 부모에게 허하라

"아들 둘을 키우면 욕을 달고 살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들 둘을 낳게 되자 가끔 이 말이 떠오르는데... 어제 오늘 '샤우팅'의 연속이어서 더 그렇다(아직 '이눔시키' 정도의 욕(?)만 하고 있다는 게 다행인 지점). 설 연휴가 지났고 결국 병이 났다. 오늘 모유수유 중이어도 먹을 수 있는 약, 타이레놀을 먹고 3시간을 자고나니 좀 나았다. 둘째 아이를 낳고 벌써 네번째다. 몸살, 감기, 두통 등. 일할 때는 이렇게 아픈 적이 없었다. 체력 하나는 믿을만 했는데. 왜 아팠는지 생각해보다가 결국 체력 방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휴직 중인 내 하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전 8시> 기상. 남편과 내가 먹을 야채주스를 급히 갈아 마시고 50개월 아들 아침을 차리고 8개월 아들 이유식을 데운다. (그 사이 둘째는 칭얼대고 첫째는 '엄마 이것 좀 해줘, 저것 좀 해주세요' 요구사항을 외친다) 


<오전 8시30분> 애들 아침 먹이기. 내 주스는 거의 흡입하지만 애들 밥 먹이기는 30분 넘게 걸린다. 아이들은 밥먹는데 집중을 하지 못한다. 밥상에 앉혀놓은 첫째는 둘째 이유식 먹이는 사이에 어딘가로 사라지고 "어디 갔어! 밥 먹을 때는 밥먹는 자리에 앉아야 한다 그랬지!" 1차 샤우팅. 첫째는 늘 놀고싶어서 밥먹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둘째도 그 사이 부스터에서 탈출하고 싶다며 칭얼댄다. 새로운 장난감을 부스터에 놓아줘야 할 타이밍. 급히 주변 장난감을 살펴보고 아무거나 하나 집어(그러나 둘째의 호기심을 끌 수 있는) 놔준다. 그 사이 입을 벌릴 때마다 이유식을 먹인다(아니 집어넣는다). 그러는 사이 첫째는 입 안의 밥을 씹지 않고 물고 있다. "물고 있지 말고 씹으라고 했지!" 2차 샤우팅..... 어찌어찌 밥을 다 먹이고 설거지통에 애들 밥그릇을 담가놓는다. 설거지통이 쌓이기 시작한다.


<오전 9시>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 날이다. 고구마브로콜리치즈죽을 만들기로 했다. 고구마, 브로콜리를 계량해서 준비하고 편수냄비에 물을 데운다. 준비한 고구마, 브로콜리를 데치거나 삶는다. 브로콜리를 먼저 꺼내면 된다. 그 사이 첫째 블럭을 둘째가 만져서 다 부서졌다. 첫째가 둘째 머리를 밀어 넘어뜨렸다. "동생 밀지 말라 그랬지!" 3차 샤우팅. 첫째를 붙잡고 왜 동생을 밀면 안되는지 설명한다. 그 사이 편수냄비 속 고구마 담긴 물이 끓는다. 부엌으로 달려간다. 고구마를 꺼내 브로콜리와 함께 미니믹서기에 살짝 간다(도저히 다지는 건 못하겠다). 편수냄비 속 야채 삶은 물은 컵에 부어놓고 불려놓은 이유식 중기 쌀을 냄비에 살짝 끓인다. 쌀이 끓으면 믹서기에 담긴 고구마+브로콜리를 붓고 컵에 부어놓은 야채 삶은 물까지 부어 끓인다. 첫째와 둘째 장난감 쟁탈전은 계속된다. 소리지리는 것도 포기한다. 대신 가끔 노려봐준다. 둘째는 아직 모르지만 첫째는 엄마 눈빛을 감지하고 잠시 잠잠해진다. 편수냄비 속 재료들이 끓으면 불을 줄여 5분간 더 끓인다. 1분 남았을 때 치즈를 넣어 섞는다. 그리고 글라스락 210ml 이유식 용기 4개를 꺼내 하나씩 담는다. 이유식 4일치 완성. 지금은 이유식 중기라 하루에 두번 먹인다. 고기를 주재료로 한 이유식 + 야채 이유식. 하루 두번 씩이니까 일주일이면 14개 이유식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두번씩 4가지 메뉴를 만들고 있다. 이제 곧 9개월, 이유식 후기로 들어가면 하루 3번 이유식을 먹어서 21개 이유식이 필요하고 6가지 메뉴가 필요하다. 그래도 둘째라 훨씬 수월하다. 예전보다 남은 재료를 덜 버린다. 딱 그만큼 요령이 생겼다.


<오전 10시> 소아과 갈 준비. 둘째가 모세기관지염이다. 첫째 목감기에 옮았는데 어려서인지 기관지염까지 왔다. 목에서 쇳소리가 나는데 짠하지만 보채니까 엄마도 너무 힘들다. 소아과에 가려면 애들 옷을 입혀야 한다. "아 언제쯤 혼자 옷 입을래"라는 말이 튀어나오지만 아무도 대꾸를 해주지 않는다. 애들 옷 입힐 때는 순서가 중요하다. 첫째를 먼저 입혀야 둘째를 입힌 후 바로 유모차를 태울 수 있다. 둘째를 먼저 입혀놓고 방치하면 울어버린다. 둘째는 손발이 나오지 않는 우주복을 입기 때문에 옷을 답답해한다. 내복만 입은 첫째 양말부터 신긴다. 양말을 신긴 뒤에 기모바지를 입혀야 내복이 속에서 안 올라간다. 양말을 신으라고 던져주고(?) 나부터 옷을 입는다. 첫째가 그래도 양말을 혼자 신고 바지를 혼자 입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그 와중에 첫째는 골라준 바지가 맘에 안든다고 타박한다. "아!" 혈압이 오르지만 화내봤자 소용없다. 자기 스타일을 고집할 수 있을 만큼 컸다는 얘기다. 말을 잘 들어주는 민주적인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화가난다 화가난다. 그사이 둘째는 칭얼댄다. 요즘 아파서 부쩍 칭얼대는 주기가 짧아졌다. 그러나 다 받아줄 수가 없다. 첫째 상의를 대충 입혀준 뒤 패딩을 입힌다. 아이들은 보온이 중요하다. 목도리, 마스크, 모자까지 입혀주고(?) 장갑은 스스로 하라고 준다. 그러면 둘째 차례. 아직 걷지 못하는 8개월 둘째 양말을 얼른 신기고 우주복을 입혀 유모차까지 태웠다. 10분도 안 걸리는 일이지만 너무 힘들다. 이미 하루 에너지 다 소진된 느낌.


<오전 10시10분> 집을 나선다. 눈이 온 뒤로 이면도로는 길이 미끄러워서 유모차가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첫째가 넘어지지 않게 계속 주의를 준다. "그쪽은 얼음이 얼었으니까 이쪽으로 와 두진아" 그 말을 열번쯤 하니 10분 거리의 소아과에 도착했다. 그 사이 첫째는 자기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고 단 한번 칭얼댔다. 오늘은 매우 양호하다. 게다가 웬일인지 소아과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바로 진료를 봤다. 병원에 오래 있는 건 힘든 일이다. 그만큼 아이들이 병원에서 감기가 심해질 확률도 높아진다. 선생님은 두진이 보고 먼저 진료를 보자고 했지만 "이준이부터 하기로 했잖아"라며 갑자기 떼를 쓴다. 언제 이준이부터 하기로 했지. 그런 적이 없는데. 황당하지만 참는다. 아이하고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 의견이 다르다고 협상하고 논쟁하는 건 불가능하다. 급히 둘째부터 진료를 본다. 청진기를 배에 대자마자 울기 시작한다. 버둥대는 아이 두 손을 꼭 잡고 의사선생님이 목, 귀를 살펴보실 수 있도록 힘을 준다. 그와중에 첫째는 "이준아 병원에서는 울면 안돼" 참견한다. 너도 얼마나 울었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참는다. 겨우 둘째 진료를 보고 첫째를 앉힌다. 둘째 모세기관지염이 아직 다 낫지 않아 호흡기치료를 해야 한다고 한다. 아... 5분간 코와 입을 둥그런 기구로 가리고 있는 치료다. 8개월짜리는 5분 내내 버둥댄다. "이준아 호흡기 치료 잘하라 그랬지" 첫째는 엄마 말을 따라한다. 창피하다. 겨우겨우 끝내고 처방전을 받아 1층 약국으로 내려간다. 약을 기다리며 시계를 보니 겨우 10시40분. 이미 하루 에너지를 다 썼다. 소아과만 안 가도 30%는 덜 힘들 거다. 아이가 아프면 그만큼 더 체력이 소진된다. 


<오전 11시> 집에 돌아왔다. 거실과 작은 방은 장난감에 뒤덮여있고 부엌도 엉망이다. 웬만하면 청소를 미루고 싶지만 청소기만 대충 돌린게 며칠째다. 둘째 기관지염 생각을 하니 먼지도 좀 청소해줘야 할 것 같다. 게다가 둘째가 집으로 돌아오는 유모차 안에서 잠들었다. 청소 적기다. 놓칠 수 없다. 얼른 거실 매트 위에 깔려있는 장난감을 정리한다. 작은 방에 깔려있는 레고도 레고정리함에 담는다. 아!!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나!" 4차 샤우팅. 엄마가 어린 시절 하던 레퍼토리를 똑같이 한다. 첫째는 듣는둥마는둥 옆에서 더 어지른다. 포기다. 어지르는 것보다 더 빨리 치우면 된다. 대충 장난감을 다 밀어넣고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한다. 청소기 소리가 나자 첫째가 본인의 장난감 청소기를 들고온다. 도와주기 바라지 않으니 방해만 하지마,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렇게 집안일을 해봐야 나중에 시킬 수 있지 싶어서 호응해준다. "아 우리 두진이 잘하네~" 안방, 거실, 작은방, 부엌 바닥을 청소기로 민다. 다음은 물걸레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는 물걸레질. 안하고 싶다. 그러나 이미 걸레를 잡았다. 기관지염이잖아. 물에 적셨다. 그리고 짠다. 하나만 가지고 나오니 첫째가 자기 것도 달라고 야단이다. 그냥 하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하나 더 적셔서 준다. 안방, 거실, 부엌, 작은 방 순서대로 걸레질을 한다. 집이 좁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와중에 둘째가 깼다. 운다.


<오전 11시30분> 둘째 수유를 하고 아기띠로 업었다. 내려놓으면 또 첫째랑 장난감 다툼을 하고 중재를 해야 하니 이럴 땐 분리를 시키는 게 낫다. 업고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한다. 허리가 아프다. 그와중에 첫째는 "엄마, 레고 기차 만들고 싶어"라 말한다. "엄마 설거지해야 하니까 좀 기다려" 무마한다. 부엌 정리를 끝내니 정오가 됐다. TV 뉴스를 켠다. 드디어 소파에 앉았다.


<오후 12시30분> 그러나 금방 점심 시간이다. 첫째는 방학이 6주다. 병설유치원 로또를 내 손으로 뽑았지만 방학이 6주는 정말... 너무 힘들다. 왜 어릴 때 엄마가 동생과 내 방학을 힘들어했는지 이제 알겠다. 유치원 다닐 때는 그래도 점심은 먹고 오는데.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 "뭐 먹을래? 계란밥, 치킨너겟, 주먹주먹" 선택지를 주면 첫째는 80% 계란밥을 선택한다. 계란후라이를 하면서 치킨너겟도 튀긴다. 간장과 참기름, 계란후라이를 밥에 비벼서 치킨너겟과 김치, 밑반찬과 먹인다. 벌써 혼자 서기 시작한 둘째는 열심히 기어 화장실, 작은방, 안방, 베란다 등등을 넘본다. 첫째 밥을 먹이면서 계속 열려있는 문을 닫는다. 문을 닫을 때마다 둘째가 칭얼댄다. 그러나 어쩔 수없어 지금은 형 밥을 먹여야해. 그러나 첫째는 또 밥을 물고 있는다. "엄마가 밥 물고 있지 말라 그랬지!" 6차 샤우팅.... 


<오후 2시> 밥먹고 잠시 쉬었으나 빨래를 해야 하는 날이다. 아기가 어리면 빨래 양도 많다. 대소변을 아직 못 가리니 옷을 버릴 때도 많고(기저귀가 샐 때도 많다......양이 많아서.....) 체온이 조절이 잘 안되니 땀도 많아 자주 갈아입는다. 빨래는 거의 이틀에 한 번은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빨래는 세탁기가 한다. 빨래가 돌아가기 시작하니 소파에 잠시 앉자 했지만 이제부터 '같이 놀자' 시간이다. 책 읽어달라고 가져오는 첫째, 레고 만들어달라고 가져오는 첫째, 블럭 같이 만들자는 첫째. 둘째 때문에 육아휴직을 했는데 둘째는 모유수유만 하고 있는 느낌이고 하루의 80%를 첫째를 위해 쓰는 것 같다. 놀이에 집중하고 싶지만 둘째는 계속 사고를 친다. 형아랑 책을 읽고 있으면 부엌으로 기어가 놀다가 뒤로 벌러덩 넘어지고 울고. 그러면 데려와서 토닥토닥해주고. 형아랑 블럭 만들고 있으면 옆에서 방해하다가 형아한테 한대 맞고 울고. 그럼 형아를 또 훈육해야 한다. 중재와 훈육, 협박의 연속이다.


<오후 3시> 빨래가 다 됐다. 다리에 매달리는 둘째와 '놀자' 공격을 펼치는 첫째를 어찌어찌 막고 다 널었다. 그런데 둘째가 운다. 졸린가보다. 귀를 긁는다. 아기띠로 업었다. 아니 근데 소파에 이건 뭐지. 점심 먹다가 흘렸나. 아! 똥이다!!! 기저귀가 또 샜나보다. 아니 뭔 똥을 이렇게 많이 눴어 말하는 찰나 아!!!!!!!!!!!!!!!!!!!!!!!!!!! 아기띠에도 묻었을 것이다. 좀전에 업었으니까. 바로 애를 내려놓으니 역시나 범벅이 돼 있다. 정말 울고 싶다. 울고 싶은 건 나인데 내려놨다고 둘째가 운다. 얼릉 옷을 다 벗기고 기저귀를 갈았다. 안아주지 않고 옷을 입힌다고 계속 버둥대며 운다. "옷을 입어야지 안아주지!!!!!!!!!" 7차 샤우팅... 겨우 옷을 다 입히고 안았다. 그때 갑자기 기침을 하는 둘째. 기관지염 때문에 기침이 잦다. 근데... 기침 끝에 먹은 모유를 다 뱉어냈다. 안고 있는 내 옷과 본인 옷이 다 젖었다. "토하면 어떡해!!!!!!!!!!!" 8차 샤우팅.... 이제 정말 눈물이 나온다. 옷을 다시 갈아입혀야 한다. 내 옷 먼저 갈아입고 울면서 버둥대고 있는 둘째 옷을 갈아입힌다. 소리소리 운다. 그래 옷을 갈아입어야 안아주지. 이제 포기 상태다. 포대기랑 소파 패드를 빨아야 하는데 하는데...


                                동생에게 발 내미는 현장 포착. 이미 둘째는 울음보 터졌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겨우 3시까지 밖에 적지 않았는데 양이 저 정도다. 저녁에는 이유식과 밥을 또다시 먹였고 목욕도 시켰으며 잠도 재웠다. 일할 때보다 퇴근이 더 늦다. 혼자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입지도 못하는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전쟁이다.  


첫째 휴직 중에 남편이 퇴근할 시간에 맞춰 매일 버스 정류장 앞에서 기다렸다. 혼자서 하루종일 너무 힘들었고 말도 못하는 아이랑 하루종일 있는 것은 우울 그 자체였다. 가끔 남편이 예고 없이 늦는 날은 정말 너무 화가 났다. 둘째 휴직 후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말 못하는 아기와 단둘이 있다는 고립감은 이제 말을 잘하는 첫째와 근처에 사시는 친정엄마 덕분에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 아이가 둘이 됐다는 점이다. 체력이 세네배가 필요한 것 같다. 청소, 빨래, 밥 등은 2배가 될 줄 알았지만 첫째와의 상호작용, 첫째와 둘째 갈등 조정을 계산하지 못했다. 


아이를 낳은 것도,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것도 나지만 나는 자주 남편이 육아에 더 맞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육아는 매일 반복되는 일을 지치지 않고 무던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매일 새로운 일을 찾고 넓은 공간을 돌아다니며 사람을 만나야 행복해지는 전형적인 외향형 인간이다. 그런데 육아는 그 모든 것을 제한한다. 집에 갇혀(?) 있어야 하며 주로 만나는 사람은(99%) 50개월, 8개월 아들 둘이다. (그나마 내 외로움을 줄여주시는 친정엄마께 무한 감사를....) 남편은 내향형 인간에다 참을성이 있다. 반복되는 일을 나보다 잘 견디며 괴로움을 덜 느끼는 것 같다. 모유수유가 아니었다면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본다.


옛날 사람들도 '애를 보느니 밭을 매겠다'라고 했다며 복직한 아는 엄마들은 말한다. 육아보다 일이 덜 힘들다고. 일이 노동강도가 약해서가 아니다. 일이 육아보다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크기 때문이다. 육아는 내 의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최근 복직한 한 엄마는 이런 말을 했다. "밥을 내 맘대로 먹고 커피를 내 맘대로 마시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했어요." 그렇다. 육아는 밥먹는 것, 자고 싶은 것, 쉬고 싶은 것과 같은 기본적 욕구를 제한한다. 그래서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것일테다.


특히 24개월 이하 아이들은. 내가 육아휴직 2년(남녀 1년씩)을 주장하는 이유다. 첫 1년은 모유수유하는 엄마가, 그다음 1년은 아빠가 하면 완벽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24개월만 지나면 조금 사람이 된다. 말도 한다!! 


그러니 더 걱정이다. 말도 못하는 돌 갓 지난 둘째와 자기 주장이 점점 더 강해지는 첫째를 친정엄마에게 맡긴다는 것이. 젊은 내가 봐도 병이 나는데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우리 엄마는 얼마나 힘들까. 아프시면 어쩌나. 왜 우리 엄마는 할머니가 되어도 육아가 끝나지 않는가. 


빡센 육아를 부모에게 허하라. 특히 체력이 좋은 아빠에게 허하라. 아빠들의 체력을 직장에서 다 쓰지 않도록 남겨달라.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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