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 놓아야 잡을 수 있어
외국인 노동자로 일한 지 어느 덧 일년이 다 되어가고 나에게 또 한번의 기회와 선택이 찾아왔다
정말 바라고 기다리고 있는다고 해서 오는 그런 기회가 아니라 갑자기 문득 찾아온...
그래도 벤쿠버 생활 3년 차에 일도 하고 어느정도 이제 좀 자리를 잡아 힘든 것들은 해결 했다고 생각했는데...
일년이 지나고 또 일년이 지나고 매년 마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또 생기고,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인가보다. 뭐 내가 해결 할 수 있을 만큼의 걱정들과 문제들이 온다지만 조금 마음 좀 내려놓고 쉴 만하면 또 생각해야 할 것들이 생기니 나의 뇌는 하루 24시간 365일 풀가동인 것 같다. 심지어 수면상태에서도 조차 ... 뭐 얼마나 더 나은결정을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이렇게 머리 아프게 매일 생각해야 하는지... 지금도 쉬지 않고 나의 뇌는 작동중....
여행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어떻게 일이 이렇게 잘 맞을까 싶을 정도로 즐겁게 일을 했다. 여행업계에서 일한 경력은 없었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서비스 직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일이 정말 나에게 잘 맞다고 생각했고 생각과는 다르게 세일즈 업무가 또 이렇게 잘맞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회사 이름 아래 내 이름이 박힌 명함도 나오고 나의 고객들도 생기다 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이일도 어떻게 보면 고객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스케줄과 요구사항 대로 예약을 대행해주는 일대일 맞춤식 여행 플래너 - 투어오퍼레이터로 일을 했다. 원하는 여행 플랜에 맞는 항공권 예약에서부터 호텔 그리고 프로그램, 여행경비 완납, 최종여행안내 까지 마무리 해야하는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꼼꼼해야 하며 일일이 달력에 적어 놓아야 많은 고객들을 한명도 빠짐없이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다 . 나의 전공은 관광 쪽은 아니고 미용 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왜 그 좋은 기술을 가지고만 있냐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쓸떼 없는 조건들을 다 제외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이 뭐가 중요하며 남이 살아 주는 것도 아닌 나의 한번 뿐인 인생인데... 하며 뛰어 들었다. 하고 싶었던 일이 었으니 싱글벙글 웃으면서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고, 여행 업종이지만 항공발권 업무를 하나씩 배워가면서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일했다. 일년이 어떻게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 그래서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걸로도 만족하며 내 생활의 경제적인 면은 별로 개의치 않았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일반 레스토랑에 가서 팁도 받고 서빙하는 웨이터가 훨씬 잘 버네 할 정도로 월급이 낮았지만 처음엔 사무직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잖아, 배우는 과정이잖아 하고 넘겼었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의 팀워크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까짓 월급이 적어도 돈이 뭐가 대수야 라고 생각했었다.
한 달이 지나고 세달이 지나고 그저 일만 생각하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처럼 안되는게 사회생활이니까.
또 일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란 걸 새삼 또 느끼게 되었다.
직원들을 위한 복지가 왜 중요한지, 왜 한국사람들은 일의 노예 처럼 살면서도 대기업, 복지 좋은 곳 노래를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처음에는 내가 회사에게 무얼 바라며 나에게 이정도 해줘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들어 온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부분인지 솔직히 와 닿진 않았다. 그리고 또 나에게 경험이되고, 발권 업무라는 기술을 배우고 있으니까 이것 들이면 다 괜찮을 줄 알았다. 더군다나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라면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업무 분위기가 일하는데 방해 된다고 하며 위에선 팀을갈라 놓기 시작하였고 열심히 일 해왔던 사람이 없어도 충분히 새로운 사람으로 자리를 채우면 되지, 무엇을 하나라도 덜 줄 수있을까 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인드 들이 그냥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돈에 불과 하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 해도 일년, 이년 뒤 우리는 똑같겠지. 우리의 희망과 미래는? 이라는 의문점에서부터 불신이 서게 만들었다
고작 경력도 얼마 안된 주제에 이러쿵 저러쿵 뭐 이렇게 따지냐 하겠지만 더 나은 미래를 보고 가족의 품을 떠나 외로운 타지에서 자리잡는 우리가 모르는 척하고 일을 하기엔 우리는 너무나도 소중한 인재들이며, 지나가면 오지 않을 시간이며, 충분히 대우 받을 수 있는 능력과 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가만히 있을수 없었다.
월급타면 세금으로, 한달 렌트비로, 생활비로 한달 두달 세달... 하루살이 처럼 살면서도 적은 월급이어도 즐겁게 일 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희망과 서로 감싸안아 줄 수 있었던 팀원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더 나은 생활과 미래를 위해 보내줘야 할 시간이 왔고... 나보다 나이도 그렇지만 경력이 훨씬 더 많으신 대리님이 지금까지 일해왔던 직장 중 이렇게 분위기 좋았었던 팀은 여기였다고 하는 말씀에 아쉬워 하고 또 아쉬워 할 수 밖에 없는 지금...
다들 이 조합으로 일 할 수 없음에 섭섭 할 뿐이고 하지만 좀 더 나은 대우 받으면서 여유있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다들 똑같을 것이니,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더 나은 나의 생활과 미래를 위해내려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려 놓으면서도 혼자 너무 많은 감정에 혼란 스러워 하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같이 걸어갈 수 있는 팀이 있기에 좀 더 쉽게 놓을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이런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더 나은 미래를 응원하며 같이 걸어 갈수 있는 기회가 많지도,그 한번도 없을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하니 좀더 쉽게 결정 내릴수 있었고 그보다도 좀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 생각하니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더 좋은 조건으로 같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팀원들과는 더 화이팅하고 상황이 맞아 떨어지지 못한 팀원들을 위해서는 응원을 보내며 서로에게 고마웠다고 잘될꺼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가끔은 나만 생각해도 된다. 나만 생각하고 다른 것들은 내려놓아도 되며 나를 위한 길만 보고 가면 된다. 우리 가는 길을 항상 응원하며 2017년, 나이 스물 여덟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아가려 한다. 우리 모두에게 마음고생 하느라 힘들었지, 잘한 결정이라고, 더 잘 될꺼니까 걱정없다고.. 박수를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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