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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은 Sep 30. 2015

내 나이 스물 여섯,아직도 엄마품 안

    아직도 세상은 무서워, 어려워


 

 동생이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일주일의 시간  - 8월 24일

캐나다에서 만난 좋은 인연들과 동생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무엇보다도 감사했던 시간들...

오빠,친구,동생 이렇게 든든히 내 옆에서 보디가드를 해 주셔서 든든했던 여행.

이번 여행은 캐나다 동부여행. 드디어 나이아가라를 보다니 다들 설레이는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하였다.

예약을 따로하는 바람에 공항이 서로 다른 지도 모르고 있다가 전 날 밤 알게되어

넷이 배꼽잡고 웃었던,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 뭔가 기대가 더 되었는지도...

동생과 나는 토론토 공항에 도착.

여행을 시작하기 전, 우리 둘은 우리 손에 든 현금을 몽땅 여행경비로 투자했다.

그 여행경비는 내 친구의 손에 있다는 것도, 우리의 공항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잠깐 잊은채,

우린 서로 다른 공항에 도착을 했다.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한국은 한참 꿈나라인데,

공항에서 다운타운으로 이동해야하는데 , 현금 1불이 없다니... 우리는 좌절을 했다.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이어야 연락이 되는데...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진, 걸어서 갈 수가 없다 멀다..갈수는있겠지 오늘안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방법을 찾아야한다. 유럽여행할때는 진짜 예상치도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날까..?

이건 고작 작은 여행에 불과한데 말이다.

일단 카드를 넣어 현금인출 시도를 해보고, 당연히 안된다.  그럼 지금 피곤함에 잠든 엄마아빠에게 전화를

시도해본다는 일단 제일 나중에~ 동생이 만들어온 신용카드는 지정해 놓은 곳에서만 사용가능하다.

내 신용카드는 여행예약으로 이미 한도가 찼다.  

마지막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엄마와 통화하기, 하지만 한국에 있는 엄마는 죄가 없다. 아무방법이 없다.

그저 엄마의 잠긴 목소리로 잠시 위안을 삼을 뿐..

동생도 나를 보며 얘기해보라고 부추길 뿐...

그러므로 내가 구걸이 아닌 구걸을 해야한다. 돈이없다고 태워달라고.  너무 어렵다 나에게는,

 뭐 다름 사람이라면 , 에이 그게 뭐가 어려워  그냥 얘기하면되지, 할수도 있는데...나한텐 정말 큰 용기였다.

 벤쿠버에 처음 왔을 때, 동전이 없어 버스를 못타서 라이온스게이지를 두시간넘게 혼자 걸어온 적이 있다.

집까지... 뭐 나중에 알았지만, 버스기사님에게 잘얘기하면된다고 친절하시다고.


말씀드려야한다. 다운타운가야되는데 현금이 하나도 없다고, 친구들을 만나야된다고....

마음속으로 수천번 연습을 한 것 같다.

버스정류장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를 몇번 반복했는데도 역시나 그런 얘기 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용기를 내자. 내자. 그냥 목구멍밖으로 소리만 내면 되는데... 3.....2..........1....

 EXCUSE ME 로 시작한 몇마디...정말 불쌍하게도 내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어렵다 무섭다 아직도 엄마아빠 품이 좋다.


그날 아침, 엄마는 우리에게 전화를 걸고 그저 그냥 계속 웃으셨다. 그래도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주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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