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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 Jan 13. 2017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연기가 아쉬워 별로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개취존중필수)


배우 박정민을 영화 동주에서 보고 기뻤다. 송몽규를 이리도 송몽규답게 연기해줄 청년 배우가 나타났다며. 동주의 동주보다 동주의 송몽규가 인상깊었다. 그래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대했었다. 그래서 봤다. 그래서.


나를 홀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메인 포스터
그리고 또 나를 홀린 서브 포스터 


포스터들 주제에 너무나 아름다워서, 문근영의 예쁨미가 뿜뿜, 박정민의 청년미가 뿜뿜 - 해대서, 도대체 정신차릴 틈도 없이, 아 이건 꼭 봐야돼..! 하고 있었다. 결국 어찌어찌 내가 원하는 캐스팅으로 볼 수 있었다. 무려 수요일 마티네! 룰루 (수요일 오후 쉬었다고 보면된다 캬~!)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자면, 전체적으로는 밸런스가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토리 라인이야 너무나 유명하고, 중학교 때 연극반에서 해본 적도 있었고, 그런데다 웃긴 포인트와 진지한 장면들이 적당히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무대 자체는 아쉬웠지만, 색감은 되게 현대적이어서 좋았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나 연극을 볼 때 배우들 각각을 중심으로 보는 편인데, 이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조연들이 좋았다. 남주 여주보다 더 좋았다는 말이다.(반성해라! 반성해라!) 유모역의 배우 배해선이라던지, 티볼트역의 배우 양승리라던지- 특히 둘이 좋았던것 같다. 배우 양승리는 극장에서 처음 봤는데, 목소리가 특히 좋아서, 뮤지컬에도 되게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뮤지컬 스칼렛핌퍼넬 속의 쇼블랑 같은? 키도 크고, 덩치도 좋아서 딱 잘 어울리는듯...(사심) 아아, 됐고. 대망의 배우 배해선은 진짜 이번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 한게 아닌가 싶다. 서있는 자세부터, 걸음걸이, 웃음소리까지 모두 연기다. 손동작 하나까지 다 연기다. (진정 감동...ㅠㅠ) 로미오와 줄리엣의 절절한 사랑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할 판에, 줄리엣을 향한 유모의 절절한 사랑에 울뻔했다 내가. 휴- 


내가 생각하는 무대 연기는 이렇다. 얼굴과 목소리로만 하는게 아니라, 손가락 끝까지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지금 나는 배우 문근영의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문근영의 베이비 페이스가 엄청난 몫을 한다. 줄리엣은 실제로 16세이므로, 그 정도 나이의 앳됨이 보여야 하는데, 문근영만한 배우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되게 좋아했었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왕팬이기도 했고, 그런데. 그런데... 그녀가 나를 실망시켰다 흑흑. (꼭..그래야만..속이 시원했냐아~~!!!..ㅠㅠ) 발성과 발음은 물론이고(안들린다고요...), 어정쩡한 연기. 뭐랄까, 콕 집어서 이야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무대에서의 동선이나, 몸으로 하는 연기가 어떤것도 성공적이라고 이야기를 못하겠다. 하... 아마 배우 자기자신도 엄청 신경을 쓰고 있나, 감정씬에서도 감정을 어떻게 제어를 못하고 과잉이거나, 그에 못미치거나 하는 기분- 그래서 2부에서는 내내 한숨 ㅠ_ㅠ 특히 나는 문근영의 손이 가장 걸림돌이었다. 비극답게 여주인공인 그녀는 슬퍼하거나, 노하거나, 분노하며 표호해야 하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 놈의 손이 언제나 허공에서 부들부들 해대서, 보는 나로써는 절망에 빠지게 한다. 두번은 못보겠다 그래서. 그 놈의 원캐스팅. 


그나마 좋았던 부분을 고르자면, 로미오와 머큐쇼, 밴볼리오 트리오의 웃기는 연기들, 장면들. 그리고 유모 배해선의 모든 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의 마지막 후반부에서 가거라~(대사가 맞는지는 모르겠다)하는 로미오다. 물론, 내가 로미오 박정민의 콩깍지를 벗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짙다. 농후하다. 

그래도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내가 보고싶었던, 동주 속 송몽규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던것 같다. 아마 이 연극도 거의 막공에 다다르니 로딩이 끝난걸까. 허허. 하여간 뭐 그 정도가 다다. 약간 여주와 남주가 많이 아쉬워서서 아깝다(돈이)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 왠만하면 관대한 사람인데..


외모로 따지면야 박정민도 동안이니 로미오와 어울리고, 문근영은 그보다 어울리 수 없을 정도의 화보를 찍어냈다. 하- 근데 진짜 무대에서 보니 너무 속상할 정도의 연기 ㅠ_ㅠ 두번은 안봐야겠다 하는 마음. 마치 드라마 안투라지 같은 느낌(미안함미다..) 배우 박정민은 다른데서 봐야겠다 하는 마음이 생겼다. 샘솟았다. 박정민은 좋으니까, 푸하하하. 


참, 이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나는 왜 예전에는 이 로미오와 줄리엣이 마냥 좋았을까 생각했다. 스토리 자체가 그냥 별로 현실감이 없다. 물론 이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명작 소설임은 틀림이 없겠지만.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 때문이라 할 지라도, 살인 사건들, 그 사건 때문에 추방되는 로미오를 가족보다도 더 사랑해서 유모를 저주하는 줄리엣. 비현실적이고, 아름답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던것 같다. 그래서 스토리라인을 살리면서도 유머코드를 넣어서 진행한게 아닐까 싶다. 




이러나 저러나 결론은 아쉽고, 아쉽고, 아쉽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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