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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그녀 Oct 06. 2015

말도 안 되는, 그리움




문득 문득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는 것이다.




익숙한 거리를 걷다가

샴푸를 헹구어 내다가

달빛에 비추인 그림자를 보다가

커피 주문을 하다가

풀어진 신발끈을 묶다가.





너와 함께한 일도 아닌데

마치

옆에 있는 듯, 있었는 듯.



불현듯 내게 와서는

온기 아닌 온기를 전하고

너는 떠난다.





떠나감,이 주는 날카롭고 시린 바람이

어느덧 나를 간지럽히지도 못하는 훈풍이 되었고


못박음이었던 고통의 시간들은

추억이란 이름도 무색할 만큼 바래졌는데도


너는 문득 문득,

고요히, 내게

떠오르는 순간이 되어 찾아온다.






그렇게 가벼이 왔다

가벼이 스치는

너는 알까.




문득 문득,이 내게 던지고 간 것은

빛바랜 추억도 가슴 아픈 상처도 아닌,


이겨내기 힘든

그리움뿐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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