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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그녀 Sep 28. 2015

가을, 사랑내음





너는 내게

네가 어떤 존재냐 물었지.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발그레해진 볼로 너는

내 목구멍을 거쳐 입술 밖으로 뱉어질 나마음들에 온정신을 집중하며

작게 침을 꼴깍, 넘겼지.




그런 너의 모습이 꽤나 귀여워서

나는 속으로 피식, 웃음을 지었다는 것 아니?



너는 나를 사랑하기에 묻는구나,

너는 나를 사랑하기에 뚫어져라 내 입술을 보며 내 마음들을 기다리는구나 싶어

무척이나 흐뭇하기도 했어.






너.

너.

나에게 너라니.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

아아, 어떤 말로 표현이 될까.





가냘픈 떨림과 수줍은 기다림으로 날 바라보는 너를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마는


혹 너에게 이 깊은 마음 다 전해지지 못할까

신중히 신중히 말을 고르고 있었던 나의 모습에,


속으로 웃던 것을 감추지 못하고 어느새 올라간 입꼬리, 동그랗게 뜨고 널 담고 있는 눈을 보이던 나의 모습에




너는 순간 겁을 먹고는

금방이라도 후두둑, 눈물을 떨어트릴 듯한 표정으로 시선을 내렸지.




어쩌면

나의 마음이 너를 이렇게 겁먹게 하진 않을까, 마음이 깊어수록 네가 빠질 물도 깊어져 숨막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덜컥 두려울 때도 있었어.







,라니.

나란 존재에게 너란 존재라니.



존재가 존재에게 무엇이 된다는 것만큼 경이로운 일이 또 있을까?






있지, 나에게 너는

이미 그 무엇의 존재가 되었고

내가 되었어.





네게

너를 말로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해 두렵다.



그저,

그저 말이다.


내게 너는 말야.






너로써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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