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다운 그녀 Feb 19. 2016

네 세상의 밤


차라리 눈을 감는 편이 덜 어둡다던 네 말.




네 세상은 대체 얼마나 어두웠던 것인지

나는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두 눈 부릅뜨고 빛을 찾아도,

암순응을 기대하며 묵묵히 기다려 보아도

네겐 칠흙보다 더 깜깜한, 우주보다 더 까마득한 어둠뿐이었으리라.




허나 너는 조금도 울지 않았다.


네가 내 앞에서 조용히 보인 미소,

그, 절규보다 더 시끄러운,

고통.



차라리

괜찮다고 말해주면 좋지 않냐고,

꽤나 살만하다고 너털웃음 지어주지 그랬냐고,

나는 네게 원망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자신을 위해 울어 주어 고맙다는

멍청한 말을 하곤

넌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닿을 수도 없는 저 반짝임

그리도 한참 동안.




매거진의 이전글 둑을 막은 소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