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시간에 쫒기고 바쁜 사람들에게 건네는 그림
SNS를 보다 보면 본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며 부와 성공을 이루어 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는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이들은 하루를 30시간, 48시간처럼 사는 모습들을 보게 되면 게으르게 살고 있는 내가 죄책감이 들 정도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바쁘게 사는 것이 좋았다. 하루의 일과를 적어 놓고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뿌듯함도 좋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도 좋았다. 다양한 일들 속에서 만나게 되는 만남도 흥미로웠고, 그 속에서 나의 유능함과 효능감이 적절히 발휘되는 순간에 희열도 좋았다.
다른 사람이 볼 때에 나는 늘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고, 활력이 넘친다고 했다. 사실 나는 그들이 보는 것처럼 그리 열심히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봐주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그 바쁨과 분주함을 즐기는 듯하면서도 나는 늘 불안하고 시간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요한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늘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며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듯한 긴장감으로 쉼과 여유가 없던 것 같다.
신기한 건 지금 아이를 키우며 많은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에 떠올리며 이전처럼 분주하고 조급한 삶을 그대로 살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은 2주간 방치된 채 그대로 반납했던 일들도 많고, 누군가 만나려고 외출 시 들고 다니는 가방에는 늘 필기구와 책들이 있지만 열어보지도 않고, 늘 뛰어다녔던 것 같은데 단순한 일들도 쫓기듯이 하게 되는 상황들이 신기할 정도였다(브런치 글도 늘 마음의 숙제처럼 있다가 이제야 다시 쓰게 되는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에 스스로 질렸다가 가까스로 일어나는 중이다). 그러던 중 최근 읽던 책 속에서 나의 분주함과 바쁨을 직면하게 된 글을 읽고 글 속에 나온 성경 속 이야기기와 그림을 찾아보니 그림 속 장면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오는 것처럼 새롭게 느껴졌다.
그림 속 장면은 마르다라는 여인이 자기 집에 예수님을 초대하고 초대한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동생인 마리아는 언니와는 달리 예수님 발치에 앉아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장면이다. 마르다는 예수님에게 ‘동생에게 언니 좀 도우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하지만 예수님은 ‘마르다야 네가 너무 많은 일 때문에 걱정하며 안절부절못하는구나. 필요한 일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그 좋은 쪽을 선택했으니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시는 장면이다(참고: 메시지 성경 누가복음 10:40~42).
예수님을 초대한 것은 마르다였지만 정작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마리아였다. 그렇다고 마르다도 큰 잘못을 한 것은 아니었다. 초대한 예수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려고 하는 좋은 마음을 그 누구도 탓할 수는 없다.
내가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는 것도 나쁜 의도는 아니다.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들을 잘하고 싶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거니까 나는 되도록 떠오르는 일들을 하고 싶어 했지만 잘 되지 못한 나를 보며 자책하고 조바심을 내며 또 좌절하고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보니 무기력해지고, 다시 시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과도한 욕망일 수도 있고, 작은 것도 실행하지 못하는 습관의 힘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 속에서 마리아의 모습과 필요한 일은 ‘오직 하나’라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 나에게 지금 필요한 오직 하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지금 당장 필요한 오직 한 가지 일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건강을 챙기는 일과 같은 운동이 될 수도 있고, 가족과의 친밀한 시간일 수 있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다 내려놓고 쉼을 누리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걱정, 근심은 우리가 집중하는 그 한 가지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한다. 그것을 지켜내려고 하는 우리의 의지적인 구별된 마음도 필요하다. 지금 마음속에 그 끝을 알 수 없는 걱정과 염려의 뒤엉킨 실타래가 있는가? 분주하고 바쁠수록 나에게 가장 필요한 그 한 가지를 찾고 그것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자.
-음식 먹을 때 핸드폰 보지 않고 음식 맛에 집중하기
-아이들의 학교 생활 들을 때 진심으로 반응하기
-멍 때릴 때 핸드폰 보지 않고 오늘 그림을 마음속에서 떠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