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지내고 온 며느리들의 뒷담화 미술 감상
추석이 지나가고 있다.
가족 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이 지나고 나면 며느리들의 대화 주제도
가족들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나 시부모님과의 관계, 그 사이에서 나와 시부모님을 연결하는
남편과의 관계 문제도 빠지지 않는 주제이다.
며느리들이 겪는 고부 갈등, 며느리라는 역할에 대한 기대와
그 안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도 나올 정도이고
실제로 이혼도 이런 명절 이후에 더 많이 진행된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며느리로 명절을 보내는 것은 참 힘든 일이기도 하다.
과거와는 달리 제사 문화, 일가친척들이 모이는 문화도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한 가족 안에서 며느리라는 존재는 아들의 결혼으로 맞이하게 된 새로운 가족,
그 역할에 대한 높은 기대가 자리 잡고 있기에 부담스러운 자리는 분명하다.
오늘 만난 이 그림은 시댁 방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나게 된 그림이다.
우연히 배경 화면 고르듯이 그림을 보던 중 피곤한 나의 마음과 눈을 멈추게 한 그림이었다.
그림을 그린 화가가 누구인지, 그림을 그린 시대적 배경이 어떤 상황인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여성의 집인 것 같다.
명절을 다 보내고 난 후 집에 돌아와 다시 나의 공간을 말끔히 정리하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겸 좋아하는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끝낸 것 같지는 않다.
입고 있는 옷은 앞치마를 두른 것 같고, 손에는 빨랫감을 하나 들고 세탁기로 가기 전에
잠시 쉬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의자에 앉아서 마주한 거울을 보고 있는 모습 같다.
매사에 공과 사를 잘 구분하고 자기 감정 표현이 명확해 보인다.
단정한 단발머리가 약간 고집이 있는 선생님처럼 보이기도 한다.
집에서 청소를 하는데도 셔츠를 잘 차려입고 네일아트를 할 정도로 자기 관리도 철저해 보이기도 하다.
화장이 화려해 보이지는 않으나 평소 단정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 같다.
명절을 보낸 며느리인 나도 집에 돌아가서는 좀 늘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 데 왜 이리 피곤한지….
심리적으로 먼 곳을 다녀왔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도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시댁에 가는 것이 아주 불편한 일은 아니지만 먹는 음식이나 잠자리 등이 내 집이 아니니
불편하고 익숙지 않은 순간들이 있다.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우유부단하고 자기표현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조금은 불편할 때가 있다.
시부모님이 아이들의 남은 밥, 식은밥을 주신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내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을 잔뜩 내 그릇에 올려놓으실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처음에는 밥만 얼른 먹고
그 자리를 벗어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여성은 그런 거절의 표현도 나와 같지 않게
매우 지혜롭고 현명하게 할 것 같다.
이 여성의 표현이라면 그 어떤 시부모님도 두 번 권하지 않을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어쩌면 이 여성은 내가 원하는 완벽한 아내, 며느리, 엄마 같아 보인다.
어느 것 하나 빈틈이나 약점이 없어서 거절의 말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 더 끌렸던 것이리라.
그러나 내가 더 완벽해져야지만 내가 하는 표현이 더 당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자기표현은 어린아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다 이해해야 하는 K며느리처럼 애쓰지 않아도 된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똑 부러진 아내, 며느리, 엄마가 아니어도 괜찮다.
그림 속 여성도 자신을 잘 꾸미기 위해 화려한 소품이나 의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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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앵거스(Rita Angus)는 1928년에 태어난 뉴질랜드 최초의 전업 여성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예술 연감의 프로필에서 자기 작품에 대해 '여성 화가로서 나는 나에게 풍부하고 가변적이며 무한한 세상에서 인류에 대한 사랑과 인류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일합니다. 나는 그 시대에 살아있고 건설적이며 예의 바른 정신을 기록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건강하고 올곧은 마음은 그녀의 초상화 작업에서도 분명하고 단호한 느낌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느낌을 전해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