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Jul 05. 2021

육아 번아웃 방지를 위한 균형 잡기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186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속담을 배우던 어린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육아를 하면서 이 말이 마음속 깊이 와닿는다. 대전 부모님 댁에 있을 때나 신랑이 쉬는 날에 육아의 무게감은 한결 가벼워진다. 아기를 봐주는 것뿐만 아니라 같이 밥 먹고, 대화할 상대가 있다는 것도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공동육아나눔터에서 만나는 소영이와 소영 엄마도 내겐 정말이지 든든한 육아 동지이다. 육아를 하면서 드는 고민거리도 나누고, 아이와 엄마의 간식거리를 서로 챙겨주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소영 엄마는 출산 후 아기를 데리고 외식을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조만간 동네에 새로 생긴 맛집에 함께 가면 좋을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 나 자신을 새롭게 마주하고, 돌아보고 있다. 내 성격이 어떤지를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달까? 회사일도 아니고 혼자서 하는 일인데도 눈앞에 있는 일들은 빨리 해결하려고 한다. 좋게 말하면 책임감이 강하고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부지런을 떠는 건데 쉼이 없고 빡빡하기도 하다. 특히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기가 잘 때 이유식 만들기, 청소, 진급에 필요한 교육, 자격증, 봉사활동 등을 챙기려니 늘 마음에 여유가 부족하다. 잠을 푹 자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산책을 하며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할 일이 있으면 쉼을 등한시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번아웃 상태를 겪는다.


지난 주말에는 신랑이 옆에서 육아와 집안일을 함께하고, 잠을 푹 자고, 산책도 하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기뿐만 아니라 아내도 살뜰히 챙기는 신랑 입장에서 보면 내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을 갖고 지내는 게 본인도 더 편할 것이다. 그래서 신랑이 쉬는 날에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나와 아이를 챙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고마운 신랑 덕분에 나는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내고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성격은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 같다. 부모님께서도 책임감이 강하고 할 일을 미루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몸이 좀 힘들어도 일을 먼저 끝내는 게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빵이가 힘들어도 쉬지 않고 해내려는 엄마 모습을 보며 본인 건강을 소홀히 한다거나 번 아웃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적당히 쉼도 취하고, 요령도 부리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육아를 하면서도 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돌아보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작가의 이전글 비 오는 밤에 하는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