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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an 23. 2022

[육아 에세이] 작은 발견 여행의 시작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001

오전부터 새끼 기린처럼 꽈당 넘어졌다 일어나길 반복할 정도로 졸음이 몰려와도 참던 윤이는 끝내 바깥공기를 쐬며 뛰어다니고, 미끄럼틀을 신나게 타고나서야 기절하듯 잠들었다. 자기 직전까지도 책을 가져오고, 장난감 통을 뒤적이다 쓰러지듯 잠드는 모습을 보니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놀고 싶은가 보다. 장난감을 정리하고 문을 닫고 나올 때 깊은 잠으로 빠져드는 중이었던 윤이는 살짝 눈을 뜨고 나를 쳐다봤다. “잘 자. 엄마 나가볼게~” 태연하게 문을 닫았는데 윤이는 울지 않고 혼자서 잠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깊이 잠들 때까지 옆에 누워있다가 완전히 잠들면 조용히 자리를 떠났는데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단유 할 때도 비슷했다. 돌이 지나고 한 달 후에 단유 했는데, 수유할 때 나를 바라보던 예쁜 눈망울이 설거지할 때도 떠올라서 한편으로 너무 서운하고 아쉬웠다. 그런데 생각보다 윤이는 하루 종일 잘 놀았고, 새롭고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는 걸 좋아했다.


매일 보고 있어도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는 게 눈에 보인다. 빠르게 자라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조금 아쉽기도 하고, 아이와 나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초보 엄마로서 서툴고, 부족했던 모습이 많이 떠오른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건 마찬가지고... 올해는 윤이의 어린이집 입소와 직장으로 복귀를 앞두고 있기에 앞으로는 어떤 양육관과 태도를 갖고 육아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하게 다짐했다.


나와 아이를 믿자! 다 잘될 거다.


놀랍게도 아이는 많은 것을 스스로 터득하고, 자동으로 자란다. 그리고 부모가 생각하고, 반응하고, 믿어주는 대로 자란다. 늘 걱정과 불안이 앞섰던 나였지만 이제는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나와 내 아이를 더 믿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비워진 마음에 지금 이 순간 아이가 주는 행복과 기쁨을 꾹꾹 눌러 담고 싶다. 하루하루 혼자서, 또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응원해주고, 감탄하고, 기록하며 남은 육아휴직 기간을 알차게 채워야겠다.


2022년 1월 23일 일요일

윤이랑 함께하는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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