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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Oct 02. 2022

혼자만의 시간을 찾아서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57

10월 2일 2시 5분.

혼자인 시간. 혼자이면서도 해야 할 일에서 잠시 벗어나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이런 시간이 정말 귀해서 앞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찾아보고, 기록해보고자 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건 결코 쉽지 않지만 집에서 육아만 하는 일은 더 어렵다고 느낀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혼자인 시간이 전혀 없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 혼자인 시간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잠들고, 또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지만 원한다면 점심시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나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중에 얼마나 될까 돌이켜보고 틈틈이 만들어가면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고 싶다.


두 돌을 앞둔 지윤이를 오랜만에 혼자서 돌보면서 참 많이 컸구나 느낀다. 이제는 육체적인 에너지보다 정신적인 에너지가 더 많이 든다. 떼쓰거나 고집 피울 때 대처하는 게 가장 큰 일이다.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세상이기에 지켜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일관된 태도로 알려주어야 한다.


입에 "아니! 아니~"라는 말을 달고 살며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과 반대로 행동하는 미운 세 살 모습도 있지만 본인이 잘못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외출할 때 엄마 신발을 찾아서 챙겨주기도 하고, 무거운 물건을 같이 들어주고, 빨래와 청소도 도와주며 살림의 밑천이 되어준다. 놀이터에서 혼자서 각자 놀던 아기들이 친구가 되어 서로 손잡아 주면서 어울려 놀기도 한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자기 의사표현도 하면서 소통이 가능해지니 3살이면 언뜻 다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처음으로 지윤이와 어린이집 가는 길이 아닌 새로운 목적지로 단둘이 운전해서 이동했다. 출산한 친구네 집에 놀러 온 건데 동생을 만난다니 지윤이도 잔뜩 기대하고 있다. 지윤이가 더 어릴 때는 친구들이 집에 찾아와 주었는데, 이제는 내가 지윤이를 데리고 친구네를 방문하는 것도 큰 변화다. 나도 지윤이도 하루하루 자라는 게 느껴진다.


혼자만의 시간을 주장하기에는 신랑과 지윤이와 보내는 시간도 짧고, 신랑 또한 혼자만의 시간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그럴수록 더더욱 우리가 서로 온전히 혼자인 시간을 보내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자고 신랑하고 상의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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