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만의 데이트

by 이수댁

금요일, 12시에 퇴근하고 지윤이와 단둘이 데이트했다. 송도 상상체험 키즈월드에서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고, 먹고 싶은 솜사탕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단둘이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7살, 혼자 있으면 아직 아가인데, 동생이 있어서 늘 언니 역할을 기대받는 지윤이. 혼자서 해야 할 일도, 양보할 일도 많은데 (심통 부릴 때도 있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제 역할을 똑 부러지게 해내서 엄마로서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그러면 그만큼 알아주고, 보상도 해줘야 하는데 더 많은 기대를 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잘 때 아이들 옆에 누워서 왼쪽 팔은 지윤이를, 오른쪽 팔은 소윤이를 안아준다. 그럴 때 지윤이는 내가 오른쪽 팔로 몸을 포근히 덮어주며 꼭~ 안아주기를 바란다. 동생이 없을 때는 늘 그렇게 해줬으니까 그게 더 익숙하고 편안한 거다. 그래서 소윤이는 잠시 혼자 두고 지윤이를 꼬옥~ 안아주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면 지윤이는 정말 행복해하고, 소윤이는 “엄마, 안아줘!”하고 내 몸을 파고든다. 소윤이는 늘 한쪽 팔에 기대서 한쪽 팔만 있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지윤이가 먼저 잠들면 소윤이를 양팔로 꼬옥 안아주고 뽀뽀해 준다. 내가 둘째라 둘째 마음은 찰떡 같이 안다. 그러면서도 두 팔에서 한 팔을 양보한 첫째의 마음을 늘 헤아려주고 싶다.


최근에 아이 둘을 데리고 목욕탕에 갔을 때 어떤 어르신께서 유독 지윤이를 예뻐해 주셨다. “네가 더 이뻐. 착해~”하시며 눈에 꿀이 떨어질 것 같이 예쁘게 바라봐주셨는데 감사했다. 아무래도 둘째가 더 어린 아가이기 때문에 늘 둘째에게 시선이 더 집중되고, 스스로 옷을 벗고, 입는 모습을 신기해하며 귀여워해주신다. 그런데 그분은 첫째가 동생이 있어 늘 혼자서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을 알아봐 주시고, 칭찬해 주셨다. 본인도 아들 둘을 키울 때 둘째를 더 챙겼는데 돌아보면 첫째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그래서 첫째를 더 예뻐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소윤이는 아직 그런 말들을 알아들을지언정 민감하게 받아들이진 않지만, 지윤이는 사람들의 이목이 소윤이에게 집중되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지윤이를 더 예뻐해 주시는 그분께, 엄마의 마음을 잘 알아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그리고 지윤이가 스스로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이 더욱 크게 다가오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포인트는, 첫째가 동생을 잘 돌봐주고, 자신의 일을 혼자서 해내는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는 것!!


동생이 생기고 훌쩍 더 자란 지윤이를 보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네에 올라타 부끄러운 듯 혀를 쑥 내밀고 있다가도 한두 바퀴 돌다 보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청소년기가 지나고, 어른이 되어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속 깊은 곳에서는 더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우리 지윤이, 많이 많이 사랑해 줘야지. 다 자라도 내 마음속에는 영원히 아가일 텐데 많이 많이 예뻐해 줘야지… 가장 좋은 해결책은 이렇게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일이다.


이렇게 둘 만의 시간을 가지며 행복해하는 지윤이를 바라보니 내 마음도 기뻤다. 나, 오늘 참 괜찮은 엄마였지?!


덧. 첫째와 둘째에게 밀린 영째 신랑(문주부 님)도 사랑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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