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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_시차적응

정여울 작가와 함께하는 동유럽 글쓰기 여행

by 이수댁
빈에서 사온 모차르트 쿠겔른 초콜릿


다시 일상으로 복귀!

점심에 첼로 연습을 하려고 김밥을 사 들고 연습실에 갔다. 신발을 벗고 들어갔는데, 누울 수 있는 의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오!! 불을 켜기도 전에 의자로 달려들었고, 그렇게 15분간 깜박 잠이 들었다. 그러곤 다시 영영 잠든 사람처럼 곯아 떨어졌다가 13시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알람도 못 맞추고 잠들었는데, 점심시간 끝날 때 잠에서 깨어나 정말 다행이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잘 다녀왔어?”하고 안부를 물어보실 때 “네!”하고 힘차게 대답하니까 방긋 웃어주시는 선배님. “기념품은?”하고 물어보셔서 장난스럽게 빈 손을 내밀었더니 “잘 다녀왔으면 됐어~”하고 어깨를 두드려주신 선배님. 오스트리아에서 사온 모차르트 쿠겔른 초콜릿을 보고 “거기서는 모차르트가 아이돌이냐?”라고 말씀하셔서 웃음이 빵 터진 순간들. 10일 만에 보니 더욱 싱그럽고, 반가운 모습으로 동료들을 마주했다.


동유럽 여행을 하며 적어간 소소한 순간들을 옮겨보니 11편의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일정에 따라 여행기를 적어가려 했는데, 정여울 작가님께서 중간중간 글쓰기 주제를 던져주셨다. 주제에 따라 여행을 접목시키거나, 내 마음 깊은 곳으로 헤엄쳐 내려가 찾고 또 찾았던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덕분에 더욱 깊은 여행을 할 수 있었고, 다녀와서 풍성해진 마음을 가질 수 있어 참 감사하다.


또한, 함께 다녀온 사람들과의 단톡방에서 각자 찍은 사진과 글들을 공유하니 아직 여행이 계속되는 듯하다.


“왜 이렇게 웃고 다녀요?”, “평소에 차분해 보였는데, 오늘은 좀 들떠 보여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실은 몽몽? 멍멍? 뭉뭉? 딩딩? 둥둥? 했던 오늘 하루.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면 반나절 만에 싹 가실 줄 알았던 여행의 여운이 시차적응과 함께 좀더 오래 가는 것 같아서 피곤하지만 기쁜 하루였다.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먹었고, 어디에 방문했는지 자잘하게 끄적였던 기록과 사진들은 천천히 다듬어서 또 공유해야지. 여행 일정은 끝났어도, 여행하던 순간들을 정리하고 사람들과 나누면서 풍성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어 참 감사하고,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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