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선선해져서 그래.
갖고 있던 손목시계가 모두 고장 났어.
어느날 갑자기 멈춰서 흐르지 않아.
난 매일 손목시계를 차는 습관이 있는데...
그래서 요즘 내 손목은 허전해.
너와 자잘한 순간을 나누던 날들도
어느 순간 멈춰버린 기분이야.
옆에서 대답해줄 것 같은데,
허공엔 선선한 공기만 가득해.
아껴 쓰던 만년필 모두 잉크가 닳았어.
어느날 갑자기 동그라미가 마음껏 그려지지 않아.
난 매일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다른 볼펜으로 지그재그 선을 그어보다 말았어.
잘 지내고 있지?
여기 서울은 점점 더 어둠이 빨리 찾아온다.
언제 이렇게 밤공기가 시원해진 걸까?
마음껏 맛보지 못한 팥빙수가 아쉬워~
풀벌레 소리 가득한 초가을 밤,
먹을 거 생각 그만하고 좀 걸어볼까하고.
자전거를 탈지도 몰라. 달리고 싶거든!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흐르고 흘러,
너에게도 가 닿기를...!
p.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