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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일기_힘 빼세요~ 더더더!

힘 빼는 건 너무 어려워!

by 이수댁
연습실 풍경


오랜만에 활을 들고 첼로 연습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평소에 도레미파솔라시도 스케일 연습을 충분히 하라고 늘 강조하신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레슨을 받으려니 시간이 촉박했다. 바로 곡 연주를 시작했는데 돌이켜보니 아무런 준비 없이 첨벙,하고 2m 수심의 물에 다이빙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몇년 전 2m 수심의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 경험이 있다.ㅠㅠ)

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악보를 늘 갖고 다녔다. 첼로를 들고 다니진 못하더라도 오른팔은 지판이 되고, 왼손으로 손가락 움직이는 연습을 했다. 9월 초 재능봉사단 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운 금강산’을 연습하는데 첼로파트가 이끌어가는 멜로디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악보를 빠뜨릴 수 없었다. 평소에 악기로 연습하고 집에서 손가락만 따로 연습해보는 시간은 거의 없었기에, 악기 없이 손가락만으로하는 연습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유투브에서 연주 영상을 보면서 박자를 익히고, 팔에 대고 손가락 연습을 하는 건 확실히 도움이 된다. 손가락에도 운동 신경이 필요하다는 선생님 말씀처럼 자꾸 움직여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12일 정도 쉬고 오른손으로 활 긋기를 오랜만에, 그것도 아무 준비운동 없이 해보니 팔 근육이 솟은 느낌이다. 연주할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싶었는데, 그 다음날 눌러보니 통증이 있었다. 첼로를 배우다가 아파서 병원 가시는 분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힘을 빼야 하는 순간에 힘을 잘못 준 나쁜사례. 그렇지만 이렇게 첼로 일기를 쓰는 건 또 한번 많이 느끼며 배우기 때문이다. 활을 걷어내면 팔이 툭,하고 떨어지도록 지긋이 누르는 동시에 손에 힘을 빼는 것은 늘 어렵지만 중요하다. 스케일 연습이 충분히 필요한 건 기본 중의 기본! 곡을 반복해서 연습해야 연주의 처음과 끝에 같은 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선생님 말씀이 마음 속에 와닿았다. 힘 조절이 안되면 끝에서 힘이 딸려서 소리를 내기 힘들겠지?

털털털~ 털썩털썩!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와 팔에 힘을 풀고 연주하기 편한 자세를 찾아본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지긋이- 좋은 습관을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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