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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Nov 06. 2018

재능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2018 포스코 매직예술봉사단 통합 연주회를 마치고...

★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 통합 연주회 무사히 마쳤습니다.

2018 포스코 매직예술봉사단 통합 연주회

- 일시 : 2018년 11월 3일(토) 10:30~13:00
- 장소 : 봉천종합사회복지관 2층 강당
- 대상 : 봉천동 임대아파트 및 경로당 어르신 70여 명
- 내용 : 기타, 마술, 앙상블 공연


2017년 말 창단된 포스코 매직예술봉사단은 기타, 마술, 앙상블 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 분기 경로당, 지역아동센터, 병원 등을 방문하여 음악과 마술 공연으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전합니다.


지난 8월, 연말에 있을 통합 연주회 곡 선정을 할 때 걱정하는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차르다스, 메모리(캣츠 ost)를 연주한다고?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저희는... 그 정도 실력이... 안 되고...
밀알앙상블 멜로디에... 반주를... 넣....


9월에 밀알앙상블과 처음 만나는 날, 곡을 조율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음악감독님의 추진력으로 곡 조율은 물 건너가고, 첫날부터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되었어요.

어찌나 긴장되던지 연습이 끝나고 아이스 초코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며 기운을 차린 기억이 생생합니다.   


최종적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 고향의 봄, 차르다스를 연주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밀알앙상블에게는 경험이 있는 곡이지만, 저희 봉사단에게는 멀고 먼 여정처럼 느껴졌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지겠지만 '연습만이 살 길이다!'하고 뛰어들었어요.


어느새 11월 통합 연주회를 마치고,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글을 쓰고 있네요.

진행과 연주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 사진으로 보는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 통합 연주회 


마지막 연습을 마치고 포레카에서 다같이! (11.1)
풍선으로 예쁘게 꾸며진 공간
어르신 파티해요~♥
포스코 매직예술봉사단 찾아가는 문화예술공연이 곧 시작됩니다.
두근두근~ 진행은 떨리지만 즐거운 일!
감미로운 기타 연주 (When I dream, 당신은 모르실거야)
혼자서도 용기있게 마술쇼를 펼쳐주신 마술사님!
“박수 많이 쳐주시고, 노래 따라 불러 주세요~”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 x 밀알앙상블
박수~ 박수~ (짝짝짝짝!!)
"박수 크게 쳐주시고, 노래 따라해 주셔서 연주하면서 감동 받았어요~"
피아노(박지석, 김세윤), 바이올린(김길원)
바이올린(안지현, 정유주, 손종훈), 플룻(최의택)
첼로(이병희, 안지영, 김어령)
음식을 나르고 점심 식사를 함께했어요.
맛있게 드셨나요~?
마치고 나서 포토타임~ 바이올린 파트 다같이 활짝~^^
우리는 자랑스러운 첼로 파트 입니다!
헤어지려니 아쉽고, 섭섭한 마음... 다음에 또 만나요!


마치고 나서 봉천종합사회복지관 관장님께서 말씀하셨어요.


그동안 어르신들께 트로트 공연을
주로 열어드렸는데 클래식 음악도
이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어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뜨겁게 호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2018년도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 활동을 돌아보며...


음악에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힘이 가득합니다.


첫째, 함께할 때 시너지가 납니다!

혼자서 첼로 연습을 하라고 했다면 이렇게 즐겁게 할 수 있었을까요?

같이 나아가야 할 목표가 있었고, 부족한 실력이기에 앞으로 나아가려고 힘껏 노력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통합 연주회가 코 앞으로 다가왔을 때도 제 연주 실력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무대 위에서 연주할 때 실수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가장 좋은 칭찬은 언제나 "많이 연습했나 보네요?", "많이 좋아졌어요!"라는 말이었습니다.

함께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어서 뿌듯했습니다.


음악감독님께서 "쫄지 마세요. 여러분이 틀리는 건 당연한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셔서 용기가 났습니다.

'틀리더라도 크게!!' (쫄지 마세요~)


같이 하니까 좀 묻어갈 수도 있잖아요. (편하게 임하자고요! 하하)

물론 혼자서 튀지 않고, 옆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연습하는 내내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서로 으샤 으샤 격려하고,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응원해주는 단원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다 같이 봉사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긴장과 설렘으로 늘 마음이 부풀어있었습니다.


연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후련함과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창 밖으로 화창한 날씨를 바라보며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나누며 다음을 기약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서로를 배려해주고, 격려해준 단원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둘째,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게 됩니다.

음악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합니다.

연주할 때의 집중력이 누구보다 뛰어난 밀알앙상블 연주자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없었지만, 함께 연주한다는 것만으로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연주할 때는 늘 웃는 표정인 바이올린 연주자를 볼 때면 제 마음도 행복해졌습니다.


장애를 가졌지만 악기는 이들이 가진 무기였습니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싸울 수 있는 힘을 음악에서 얻습니다.


저 또한 밀알앙상블을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등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서로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통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똑같이.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함께 연주하고, 연주를 마치면 감사기도를 드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추억을 남겼어요.

또한, 밀알앙상블 공연이 있을 때 찾아가서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박수와 환호성으로 응원했습니다.


앞으로도 밀알앙상블이 장애인 연주자의 저변을 확대하고, 장애인식개선에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사람들의 마음을 스르르 열어줍니다.

연주보다 더 중요했던 건 '먼저 다가가는 마음'이라고 봉사 활동할 때마다 느낍니다.

음악과 마술은 마음을 열어주는 마법의 열쇠였어요.


일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활용해 연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업무 시작 전 30분, 점심시간 30분, 퇴근 후 1~2시간 등 시간을 쪼개서 연습했어요.


하지만 일하느라 지쳐있던 몸과 마음도 악기 연주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여행할 때 장시간 이동하느라 지쳐도 새로운 장소에서 느껴지는 색다른 에너지에 힘을 얻는 것과 같았어요.


무엇보다 걱정과는 달리 마음을 활짝 열어서 박수 쳐주시던 관객 분들이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박수치고, 노래를 따라 해 주시고, "앙코르~앙코르!" 외쳐주시기도 하고요.


지역아동센터에 방문했을 때는 아이들이 신이 나서 자신들도 춤을 추고 싶다고 했습니다.

끼가 다분한 아이들의 흥을 일깨워 장기자랑으로 이어졌어요.   


반응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것은 기우였고, 함께 신나게 어우러져 예상 시간보다 늦게 끝났습니다.

마지막에 단체사진을 찍는데 지루해하는 줄 알았던 아이가 다가와 안아줄 때 제 마음도 스르르 녹았습니다.


함께 즐기며 최고의 관객이 되어주셔서 늘 감사했습니다.




★ 나에게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이 특별한 이유


포스코 매직예술봉사단이 제게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로 임직원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다 보니 정작 봉사자로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포스코 매직예술봉사단은 그룹사가 함께하는 활동으로 앙상블 파트장이라는 스탭 역할과 함께 순수 봉사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운영하는 입장과 봉사자 입장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재능봉사활동이 다른 봉사활동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임직원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성취감은 물론 사회에 기여한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율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의욕과 만족감 모두 높아집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도 운영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봉사활동은 의무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일에 일하는 것도 힘들고, 가족과 보낼 시간이 많지 않은데 주말에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참여한다면 자율성과 만족도 모두 떨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재능봉사활동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만족감이 높다는 것을 스스로도, 함께 참여하는 단원들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0% 재능봉사활동만으로 운영할 수 없겠지만 임직원이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 기관을 선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 속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게 중요하겠죠?

이번 경험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씨앗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 2018년 봉사활동

봉사 일지 (날짜 / 장소 / 앙상블팀 연주곡)

'18.3.31 / 연세 요양원 / 에델바이스, Por Una Cabeza(포르 우나 카베사), 비목, 백세 인생
'18.6.2 / 장위지역아동센터 / 에델바이스, 상어 가족, 바흐 미뉴에트
'18.6.29 / 삼성서울병원 (한국 뮤코다당증 환자의 날 행사) / 바흐 미뉴에트, 유재하 미뉴에트
'18.9.1 / 광진섬김주간보호센터 / 에델바이스, 비목, 그리운 금강산
'18.11.3 / 봉천종합사회복지관 / 어메이징 그레이스, 고향의 봄, 차르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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