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방콘서트를 가는 이유

책방콘서트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by 이수댁
송영민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최인아책방 콘서트 6-5 프로그램


책방콘서트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11월 9일(금), 최인아책방에서 해외 음악가 초청 콘서트가 있었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하딩(Christopher Harding), 바이올리니스트 아론 베로프스키(Aaron Berofsky), 첼리스트 김연진 선생님께서 함께했다.

생각해보니, 해외 연주자의 공연은 처음이었다!
퇴근 전부터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책방콘서트를 기다렸다.

어느새 푹 빠진 책방콘서트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 높은 천장, 책으로 둘러싸인 책방 특유의 우아한 분위기

- 최고의 실력을 갖춘 다양한 연주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

- 50cm 정도로 가까운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거리
- 클래식 음악을 알아가는 재미
- 음악의 힘 (휴식, 치유, 즐거움, 행복, 공감 등)
- '책방콘서트'답게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책 소개
(초기에는 책 소개로 중간에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 어색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주자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책에 대한 이야기로 연주자, 작곡가, 음악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음악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더해, 2시간 남짓한 시간 속 연주자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음악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음악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책방콘서트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알게 모르게 내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게는 취미로 배우는 첼로를 배우는 자세와 앙상블 활동에 임하는 자세에도 끊임없이 좋은 자극을 받고있다.


힘 빼는건 어려워!



힘 빼세요. (톡톡톡)


첼로 레슨을 받을 때 선생님께서는 힘을 빼야 한다며 어깨를 톡톡 두드리신다.

손, 팔, 어깨... 활을 지탱하고 그을 때 어디에 얼마만큼의 힘이 필요할까? 얼만큼의 힘을 빼야할까?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나만의 감각을 찾아가야 하는데 어렵다... 어쨌거나 분명한 건, 힘을 더(더더더더더x100) 빼야한다는 것.

이번에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하딩과 바이올리니스트 아론 베로프스키의 연주를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어쩌면 힘을 빼는게 정말 어려운 일일지도 몰라... 아니... 진짜 그런 듯.'

힘을 빼고 연주하니 한결 부드러운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당연히 마음에도 더욱 촉촉하게 와 닿았다. 연주하는 모습도 편안해 보였다.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은 바쁜 티 내지 않고, 힘 하나 안 들이는 듯 술술술 해내지... 힘 빼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는 순간... 어렵지만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귀 쫑긋! 눈 찡긋!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Beethoven-Violin sonata no.8)를 연주하기 전, 송영민 피아니스트가 연주자들에게 이 곡을 연주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영어로 진행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박수 짝짝짝!)

바이올리니스트 아론 베로프스키는 피아노와 호흡을 맞추는 것, 이에 호응하여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하딩은 바이올린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서로 주고 받듯이 대답한 것 같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악보 중 어느 부분을 강조하고, 어떻게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답변에 내심 놀라기도 했다. 베토벤이 작곡하고, 연주하던 시기와 지금은 다르다. 피아노라는 악기도 발전을 거듭했다. 그렇기에 그때와는 다른 지금, 연주자가 서로 어떻게 호흡을 맞춰서 연주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들이 얼마나 귀를 쫑긋 세우고 중요한 순간 눈을 맞추며 파트너 연주자와 호흡을 맞추는지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악보만 보면서 연주하는 것 같은데... 항상 귀로 상대방의 연주를 듣고, 지휘자가 있을 땐 주의를 기울여 바라보는 연습도 해야지... 일할 때도 마찬가지. 혼자서 해내는 일은 없으니까 일의 맥락을 파악하면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고 호흡을 맞춰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시대의 소음>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리오 2번>


마지막으로 책방콘서트에서 빼낼 수 없는 책 소개도 기억에 남는다.


첼리스트 김연진 선생님께서 추천하신 책은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이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하신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리오 2번(Shostakovich - Piano trio No.2)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책 소개와 함께 연주를 들으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이 책은 스탈린 치하 러시아의 모습과 권력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던 음악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내적인 갈등과 번민을 세밀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총 3부로 '층계참에서', '비행기에서', '차 안에서'로 나뉘어져 있다.


스탈린 정권의 눈 밖에 나 그의 음악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는 음악가에게 생계의 압박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언제 끌려갈지 몰라 작은 가방을 챙겨두고 계단참에서 밤을 지새우곤 했다. 생존까지 위협당했던 것이다. 스탈린의 강력한 탄압이 있었던 암흑의 시대 속에서 삶을 지키기 위해 시대에 순응하고, 타협하면서 자신을 비겁한 겁쟁이라고 여기던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그 시대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분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권력에 빌붙는 기회주의자가 될수도 있었을텐데 인간적 갈등과 번민에 시달렸던 그는 최소한 깨어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음악이 지금까지 남아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소리로 그 시대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끼게하고, 음악가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음 깊이 즐길 수 있는 책방콘서트!


3회 남은 책방콘서트 일정표


이제 올해 책방콘서트는 3회 남았다. 올해가 다 가는 것 못지 않게 책방콘서트가 끝나가는 것이 벌써부터 아쉽다.


마음 깊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언제나 기다려지는 책방콘서트, 고맙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아론 베로프스키와 함께... 또 만나요!


마지막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아론 베로프스키는 거의 매해 가을에 한국을 방문한다고 했는데, 내년에도 책방콘서트에 오셨으면 좋겠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기다렸다며 반갑게 인사 나눠야지!


덧. 책방콘서트를 향한 내 마음

(부제: 뜬금없는 고백...?!)


서늘한 여름밤의 <나에게 다정한 하루> 중 p319
서늘한 여름밤의 <나에게 다정한 하루> 중 p322
서늘한 여름밤의 <나에게 다정한 하루> 중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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