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콘서트 덕후의 일기

최인아 책방 콘서트_아듀 2018 연말 스페셜 콘서트

by 이수댁

'걱정이 너무 많아.'
때때로 스스로에게 드는 생각이다.

그럴 때 나는 글을 쓴다.
글이 마구 쓰고 싶어 진다.

걱정이 많아서 글을 쓰기도 하지만,
걱정이 많아서 글을 쓰지 못하기도 한다.

더 잘 쓰고 싶어서,
부끄러워서,
속에서 묵히기도 하고,

쓴 글을 서랍장에 고이 모셔두기도 한다.

집에 가기 전에 카페에 들러 뱅쇼를 한잔 마시다가
브런치에 케케 묵혀 둔 글을 보았다.

글을 읽다 보니 그때로 돌아간 듯 감정이 생생했다.
잠시 잊고 있던 장면들이 다시 눈 앞에 펼쳐지기도 했다.

사진과 함께 정리해서 예쁘게 게시하고 싶었는데,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편집해서 공유하고 싶었는데,
욕심을 모두 버리고 사진 한 장 없이 글만 올렸다.

모두 다 소중해서.
설레고,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과
불안하고, 피곤하고, 슬프고, 아팠던 시간들 모두

나를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올렸다.
그때의 시간, 감정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

연말이 되어 지금까지 쓴 글을 되돌아보니
그동안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이' 못지않게 '슬픔이'가 있어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지킬 수 있었듯이.

글 못지않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음악’이다.

특히나 자주 찾는 최인아 책방 책방 콘서트에서
그런 기분을 느낀다.

책방 콘서트 단골이라 얼굴이 명함이 되었다.

지난 12월 21일 열린 2018 연말 스페셜 콘서트는
사진보다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자 했다.

그래서 찍어둔 사진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고도 기억에 남는 풍경들이 있다.

연주자들이 작은 움직임을 보일 때에도

환호하고 손뼉 치며 적극적으로 호응하던 관객들.
그런 격려와 응원에 미소 지으며 연주로 보답하는 연주자들.

색소폰의 차분한 매력에 한껏 빠지게 한 한기원 색소포니스트.
춤추는 듯 무술 하는 듯 첼로 연주의 한 수를 보여주신 홍진호 첼리스트.
(한 곡 연주하시고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셔서 무척 아쉬웠다. 신데렐라처럼 사라지셨다.)
다양한 곡만큼이나 여러 표정과 목소리로 공간을 가득 채워주신 4 중창 에스비전까지.

평소 진지한 무대와는 달리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누구보다 책방 콘서트 음악감독으로서 섭외와 진행도 도맡아 하시는 송영민 피아니스트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늘 기다리는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따뜻한 차 한잔을 손에 들고 박수를 치다가 프로그램 종이 곳곳에 차를 흘렸다.

이렇게 책방 콘서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에 대한 추억이 생기기 때문인 것 같다.

그날 들은 음악을 어딘가에서 다시 들으면
그때의 행복한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익숙한 곡이지만 제목을 잘 모르던 곡을 알게 되고,
원래 좋아하던 곡을 더 좋아하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노래를 알아가는 기쁨도 있다.

그래서 가끔 지치고 힘들 때
책방 콘서트에서 들었던 음악을 꺼내 듣는다.

멜로디가 내게 다가와 토닥토닥 위로해준다.

책방 콘서트를 통해 영혼 가득 충전하기도 하지만 책방 콘서트를 기다리며 설레고, 기대하는 시간도 참 즐겁다.

그래서 이렇게 책방 콘서트 한 시즌이 끝나서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여전히 난 행복하게 기다릴 수 있다.

전에는 시즌이 끝나갈 때면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지 늘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책방 콘서트 팬이 많아져서 다음 시즌도 진행될 거라고 미리 이야기되기 때문이다.

책방 콘서트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자리가 확고히 잡힌 것이다.

오래도록 변치 않고 좋아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런 것에 새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2019년에도 책방콘서트와 함께할 수 있기를!
아듀 2018 연말 스페셜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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