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공연 이야기

행복한 서초 가족 음악회에 다녀와서...

by 이수댁
반포천을 따라 반포심산아트홀 가는 길


5월 22일 수요일 저녁에 '행복한 서초 가족 음악회'에 다녀왔다. 장애-비장애 예술가들의 콜라보 연주를 즐길 수 있는 세대공감 음악공연 '1회'라는 뜻깊은 자리였다. 작년에 포스코 매직 예술봉사단으로 인연을 맺은 밀알 앙상블 친구들이 서초 한우리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찾아가게 되었다.


서초 한우리 오케스트라는 발달장애 음악가들이 직업 연주자로 고용되어 활동하는 단체이다. 피아노를 치는 세윤 씨는 늘 공연 소식을 공유해주는데, 영상통화로 보고 싶었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안 갈 수가 없었다. 이번 공연 후에는 당분간 연주가 없다고 해서 퇴근 후 열심히 달려가 보기로 결심했다.

SDC 인터내셔널 스쿨 학생들이 ‘Dance Viva Africa’ 춤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힘찬 안무가 올해 초에 본 뮤지컬 라이언킹을 떠올리게 했다. 처음부터 수준 높은 공연을 보니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력하여 멋진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며 감동받은 시간이었다. 특히 탭댄서 조성호 님과 한우리 오케스트라의 헝가리 댄스 5번 협연이 인상 깊었다. 탭댄스는 심장소리를 표현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연주에 맞춰 추는 탭댄스에 내 심장박동도 더욱 빨라지는 듯했다. 온몸으로 내는 소리와 움직임이 눈 앞에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있었다. 세 곡을 연달아 추시니 조성호 탭댄서는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그 열정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매번 느끼지만 공연의 반은 관객이 만드는 것 같다. 특히나 SDC 인터내셔널 스쿨 학생들의 박수 소리와 호응이 커서 공연 내내 분위기가 후끈후끈했다. SDC 인터내셔널 스쿨 밴드팀과 한우리 오케스트라가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함께 연주했는데, 학생들은 모두 일어나서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문세 버전이 아닌 빅뱅 버전으로 보컬의 노랫말에 후창을 넣으며 신나게 불렀다. 주민과 학생들 중간 나이대 같았던 나는 흥 넘치는 학생들 사이에 앉았던지라 살짝 일어나서 노래를 함께했다. 학생들의 에너지가 참 다르다고 느꼈고, 덕분에 더욱 흥겨운 시간이었다.


또 한 가지 발견한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공연에 가면 관객도 그만큼 다양해진다는 점이. 음악을 들으며 즐거움과 슬픔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텐데... 엄숙한 클래식 공연에서 조금 느슨하더라도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 문화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모든 행사의 꽃인 사회자의 역할도 참 큰 것 같다. 개그맨 표인봉 씨는 예술가의 입장과 퇴장도 공연의 일부라며, 무대 설치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재치 있게 진행하셨다. 중간중간 퀴즈를 내면서 선물도 주셨는데, 주민과 학생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이렇듯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루어진 공연은 수요일 저녁에 스스로에게 준 큰 선물이 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밀알 앙상블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다. 피아노를 치는 지석 씨는 나를 보고 이름을 기억해내서 감동을 주었고, 플루트를 연주하는 의택 씨는 포스코 활동은 기억하는데 내 얼굴은 기억하지 못했다. 이번 공연에 초대해준 세윤 씨는 반가운 얼굴로 “언니~”하고 부르더니 이내 사라져 버려 찾기 어려웠다. 집으로 가는 길에 와줘서 고맙다는 카톡을 받았는데, 좋은 공연에 초대해줘서 고마운 마음이었다. 다들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반가웠고, 이렇게 직업 연주자로 활동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회사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면 비슷한 행사를 진행할 때가 많아 배울 점은 무엇인지 눈을 크게 따고 관찰하면서 공연을 봤다. 돌이켜보니 가슴에 무언가가 남는 공연이었고, 그것은 ‘감동’이었다. 무엇보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점이 참 좋았다. 무대에 선 장애인-비장애인 연주자들도 관객을 보며 기쁘지 않았을까?


수없이 많은 연습으로 연주 실력을 탄탄하게 쌓은 발달 장애인 연주자들, 그들과 함께 공연을 준비한 비장애인 연주자들, 그리고 마음을 열고 큰 소리로 환호하는 관객들이 어우러져 멋진 시간이 만들어진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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