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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an 19. 2020

봉사활동,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


양재 도서관 늘봄 카페에서 운영 지원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지원 카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과 커피,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있으니 재밌을 것 같았다.

첫날에는 오후 봉사였는데, 점심 이후 사람들이 몰려드는 시간대라 모두가 바빠 보였다. 눈치껏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를 하나씩 해치웠다. 어딜 가든 필요한 곳에서 내 역할을 하면 되는 거 아닐까 생각하며... 그렇게 설거지 주요 담당이 되었다가 조금 여유가 있을 때는 카운터에서 주문받는 법도 배웠다. 오븐에서 빵도 꺼내고, 진동벨도 울리고... 작은 것 하나하나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색다르게 다가왔다. 정신없이 4시간이 지나갔다. 평소에 앉아서 근무하다가 반종일 서서 일했더니 너무 피곤했다. 남편이 나를 보더니 얼굴이 작아졌다고 했다. 아무래도 첫날이라 많이 피곤했나 보다.

그리고 오늘은 두 번째 참여하는 날! 이번엔 카운트 담당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주문을 받았다. 성인들도 보이지만 보통 가족단위로 오거나 어린이, 청소년들이 많다. 오전 시간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었다. 아직 초보자라 실수도 했다. 선생님께서 커피 마셔보라고 만들어주셨는데, 계산대 앞에 두었다가 돈통이 열리면서 바닥에 커피를 쏟았다. 촤악-

헉! 헉헉!! 보통 카드 계산을 하다 보니 현금을 받을 때 돈통이 열리는 걸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 재빨리 계산을 마무리하고, 바닥에 엎질러진 커피를 닦았다. 같이 하는 선생님들께서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다. 너그럽게 대해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었다. 또 한 번은 따뜻한 음료를 아이스로 주문을 잘못 넣어 취소했는데, 취소한 주문서가 같이 들어가서 카페라떼와 초코라떼가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이건 조금씩 나눠마시기로 하고, 아이스는 젊은이가 마시라며 초코라떼를 건네주셨다. ^^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실수를 하며 배우는 과정은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조금 피곤하긴 해도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 경험을 쌓고, 접점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초심자로 돌아가 많이 배우는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왜 봉사를 하는지, 어떻게 봉사단을 운영하면 좋을지 돌아보았다. 어제 참여한 봉사처에서는 봉사자를 막 대해서 기분이 나빴다. 미술관 안내 봉사였는데 바닥 청소를 하고, 테이프로 먼지를 떼어내고, 페브리즈를 뿌려 물티슈로 실내화를 닦고(생전 처음 해본 일;;), 신발을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봉사자로 갔으니 필요한 일이 어떤 것이라도 할 마음이 있는데, 고마운 마음은커녕 부려먹는 듯한 담당자의 태도에 당황했었다.

도대체 봉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왜 회사에서 배려와 존중이라는 당연한 가치를 조직문화로 강조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을 무례하게 대한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겠지... 나 또한 임직원, 대학생 봉사단을 운영하면서 담당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인지하고, 어떤 태도로 운영해야 할지 돌아보았다.


경험 삼아 이런저런 새로운 활동들을 해봤는데, 이왕 한다면 재능을 살려 봉사활동을 하면 더 뜻깊지 않을까?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연결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으면서 재미를 찾아간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짧은 시간이지만 봉사자 입장에서 느껴보고 생각해볼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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