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모깃소리에 잠이 깼다. 벌써 모기라니... 작년에는 신기하게도 남편만 물려서 억울해했는데, 이번엔 내가 먼저 물렸다. 둘 다 잠이 깨서 불을 켰다가, 잡았다 요놈!!
5월 27일(수) 초등학교 등교 개학일을 기준으로 임신부 재택근무가 종료되었다. 오랜만에 사무실에 가니까 좋은 점이 많았다.
회사 근처에서 맛있는 점심도 먹을 수 있고(먹는 게 제일 우선!!), 오랜만에 보는 직장동료들의 얼굴도 반갑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모르게 얻는 지식과 간접경험들이 참 많다고 느꼈다.
특히 요즘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는데 경험이 있는 선배들과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부분을 깨닫고 질문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뿐인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개인차 이용을 많이 하고 있어 회사 주차장에 이중주차하는 것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퇴근 후 차를 빼려고 하는데 왼쪽은 벽, 오른쪽과 앞면은 차로 막혀 있었다. 경험 부족으로 앞의 차를 뒤로 밀 생각을 못 하고 빠져나가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회사 차로 운전을 알려주신 팀장님께 sos를 요청해서 무사히 움직일 수 있었다. 이런 걸 보면 회사에서 업무뿐만 아니라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게 참 많다고 느꼈다. 결국 사람이 남을 테고...
더불어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서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 표정이나 말투로 파악하고 한발 더 다가가 인간적으로 풀어갈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조금 더 상황이 정리되면 적어봐야지.
이렇게 사무실에 출근하니 사람들을 통해 활력을 얻는 점은 좋았지만, 퇴근 후 발과 다리가 퉁퉁 부어있고 자기 전에는 몸살이 난 듯 온몸이 저려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피곤할 때 기절해서 잠들기도 하지만, 피곤해서 잠이 안 오기도 했다. 그래서 졸면서도 요가를 하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잠든 한 주였다. 이마저도 변화에 적응하면서 찾아오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산부인과 정기검진이 있어 정밀 초음파 검사를 통해 20주 차 빵이를 만나기도 했다. 원래 정밀 초음파는 꼭 10분 먼저 도착하라고 안내받았는데, 퇴근 후 병원 가는 길에 사고 차량이 많아 20분을 늦었다. 안 그래도 마지막 진료시간을 예약한 거였는데... 다행히 미리 병원에 전화해 상황을 알려서 보고 싶은 빵이를 만날 수 있었다.
정밀 초음파는 이것저것 자세히 볼게 많은데 늦게 도착해서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그래서 남은 기억은 이거 하나다.
-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어찌나 반갑고, 감사한지...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고, 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태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 주를 마친 금요일 저녁에는 다리와 팔이 너무 저렸다. 남편이 마사지를 해주겠다고 해서 배에 손을 얹고 누워있었는데 ‘툭’하고 빵이가 존재를 드러냈다.
- “오오, 방금 태동이 느껴졌어. 여기에 손 얹어봐.”
‘툭’
빵이가 아빠에게도 인사했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 갑자기 기운이 솟았다. 아무것도 못하고 잠들 것 같았는데, 짧지만 저녁 요가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20년 5월 29일 밤 10시 무렵...
빵이의 태동을 처음 느낀 날...
빵이는 계속 꾸르륵꾸르륵 움직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둔감한 엄마가 본격적으로 느낀 태동은 처음인 날. 마침 아빠도 같이 있었고...
어쩌면 가만히 누워 온전히 태동에 주의를 기울여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한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출퇴근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