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필요한 능력은, 도움 요청

임신 24주 차 이야기

by 이수댁

글로벌 모범시민 위크.

전 세계 그룹 임직원 모두가 매년 함께 참여하는 특별 봉사주간이다.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1월부터 5월까지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그래서 이 봉사주간에 매일매일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봉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 지역감염은 심하고, 장마기간까지 겹쳐서 활동의 반 정도만 실제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글로벌 모범시민 위크는 더욱 잊지 못할 것 같다.

야외에서 벽화 그리기 활동을 하는 날은 폭염이었고,

6.25 참전 국가 유공자 분들께 전달할 키트를 제작하는 날은 장마가 시작되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에너지 효율 시공 봉사활동은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취소되었고, 금일 예정된 CEO와 함께하는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은 장마로 취소되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돌아보면 이 모든 활동들이 취소 없이 진행되었다면 담당자들은 정말 죽어났겠다는 생각이 든다.


봉사 전에 사전 준비 시간도 필요하고, 규모가 크던 작던 일의 품은 그대로 들어서 세세하게 챙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무덥고 비 오는 날씨라니.


뿐더러 코로나로 인해 회사 건물도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고, 교육장도 운영을 중단해서 실내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 조차 회사 근처 외부 공간을 대관해서 진행해야 했다.


코로나와 날씨로 인해 행사 직전까지 변경되고, 챙겨야 할 것이 더욱 많았다.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외부 공간을 사용하면서 제약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에 업무를 지원해주신 팀장님, 과장님, 대리님께서 엄청나게 고생을 하셨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인수인계 기간 동안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해결해가는 경험은 너무나 값졌다.


그렇지 않고 익숙한 환경에서 나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다면 이런 단결력도, 의지도, 다음에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덜 했으리라.


- "대리님, 저기 잠깐 앉아 계세요."

- "현장에는 되도록 나가지 마세요."


가장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다른 부서 동료들이 와서 한 마디씩 걱정의 말을 건넸다. 그런데 정말이지 우리 부서원 분들과 이번 행사를 같이 준비하고, 겪으면서 나에게는 그저 감사한 마음만 남았다.


물론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이는 게 혹시나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닌지 마음 한편으로 신경 쓰이고, 뱃속의 빵이에게 미안했지만 조심조심 내 역할을 해냈다. 다행히 빵이는 태동을 보이며 건강히 잘 있다고 신호를 보내줬다.


행사가 끝난 후 평소보다 힘든 상태에서 비 내리는 날씨 속 운전까지 하면 너무 무리가 될 것 같아서 남편에게 데리러 올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편은 반차를 쓴 날이어서 회사까지 와서 운전을 해줬다. 역시나 비가 와서 교통체증이 심했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2시간 반 가까이 걸렸다.


옆에서 조금 잤는데, 혼자서 운전해서 돌아왔으면 너무 피곤하고, 무리가 되었을 것 같다. 묵묵히 회사로 찾아와 운전해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모든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요즘 난 도움을 요청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할 때, 장시간 운전해야 할 때 도와줄 수 있는지 물으면 다들 흔쾌히 도와주신다. 혼자가 아니다.


그러니 오늘도 힘내서 일해야지.

감사하게도 오늘은 재택근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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